3일(현지시간)미·호·인·일 4개국 안보대화체 '쿼드' 정상들 화상 정상회담 개최
러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집중적 논의... 다만, 공동발표문에 '러' 명시 안 해
젤렌스키, 러 푸틴에 담판 제안... 푸틴, 공세 멈추지 않겠다 의사 밝혀
文대통령, 젤렌스키와 통화 "조속한 평화와 안정 회복 기원, 함께 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호주·인도·일본 4개국 안보대화체인 '쿼드(Quad)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쿼드 참가국인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그리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회담에서 쿼드 정상들이 지역의 ‘안정성과 번영 증진 매커니즘’으로서의 쿼드에 대한 헌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들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인도주의 위기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쿼드’ 4국 정상들은 영상회의 후 공동발표를 통해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일체성을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러시아나, 러시아 침공을 명시하진 않았다. 다만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일체성이 존중받고 군사·경제·정치적 강압이 없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전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만 밝혔다.
대(對)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인 인도가 ‘쿼드’에 포함됐기 때문에 공동발표문에 구체적으로 러시아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군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총회 결의에도 기권했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이날 회담 뒤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현재 상황에 대한 무력을 통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정상들이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그러면서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어 준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악관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지속적으로 추구함에 있어서 쿼드 정상들이 일본 도쿄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쿄 정상회담은 오는 5월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남부 도시 '헤르손'을 점령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도시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고르 콜리카예프 헤르손 시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가 러시아군에 의해 포위됐고 우크라이나 군대는 이곳에 없다"면서 "도시가 장악됐다"고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벨라루스 브레스트에서 열린 2차 정전회담에서 '인도주의 통로' 개설과 이 통로 주변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표단 측이 회담 직후 밝혔다.
이 같은 합의는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전면 침공을 단행한 이후 처음 나오는 것이지만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우리가 바라던 합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합의 내용에는 모든 지역은 아니라도, 민간인 대피 경로를 확보하는 곳에서는 주민들이 이동하는 시간에 일시 휴전이 가능할 것과 교전이 격화되는 지역에 의약품과 식량을 보급할 필요성에 관한 양측이 공감대가 형성된 점이 들어있다.
하지만 인도주의 통로를 언제·어디에 개설해 운영할지, 또 통로 주변에서 휴전을 어떤 방식으로 이행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우크라이라 측 설명이다.
이에 러시아 측의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표단장은 "이번 회담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전투지역에 있는 민간인들은 서둘러 대피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측의 궁극적인 요구사항에 관한 '정치 문제'는 아직 여러 차례 협상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의 공격 중단과 즉각 철수,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중립화를 요구하고 있다.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3차 회담을 여는 데도 합의했다.
◆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푸틴에 정상회담 제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3일) 양측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만나 모든 문제를 풀자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담판을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물지 않는다. 무엇이 두렵냐"고 말했다. 같은 시점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같은날 오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면서 "지금으로서는 그(푸틴)가 공격 중단을 거부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한국시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희생당한 분들과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침략에 결연히 맞서 싸우는 대통령님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가 보존되어야 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과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동참 등 조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역경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조속히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기원하며 한국이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설명하면서 위기 극복과 방어를 위한 가용한 지원을 한국 측에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피난민들을 위해 총 1천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긴급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