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은행, 러시아에 빌려준 149조원 떼일 위기

러시아 기업이 서방은행에 빌린 돈이 1210억 달러(149조 원) 이상이며 대다수 돈이 회수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러시아가 기업이 서방은행에 1210억 달러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가운데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같은 유럽이 840억 달러, 미국이 147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를 떠난 골드만삭스는 2021년 12월 러시아에 대한 신용공여가 6억5000만 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손실 우려가 큰 다른 은행들도 골드만삭스처럼 러시아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경제가) 전례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 전쟁'의 배후로 서방을 지목했다.

러시아는 제재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면서 일부 은행의 자산이 동결되거나 국유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서유럽 대형 은행의 자산이 충격받을 것"이라며 "국제 제재에 동참하면서 영업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게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은 지난주 "모든 법규를 준수하고 있으며 국제 제재가 발표되자 이를 엄중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말 러시아에 210억 달러를 빌려줬다.

은행은 "러시아에 있는 은행 자산의 재산권을 박탈당하더라도 그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계 시티그룹도 러시아에 100억 달러를 빌려줬다.

마크 메이슨 최고재무책임자는 투자자들에게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심각한 상황에선 자산 절반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출구 전략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상황을 고려해 사업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날 유럽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이 충분하고 스트레스 정도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데 긴도스 부총재는 "러시아는 에너지와 상품 가격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금융은 러시아와 연관성이 크지 않다"며 "압박감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