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은행보다 유리”...주식 노하우 및 MTS 활용
가상자산 발행, 거래소 플랫폼 제공 등 업무 확장 가능성
해외 자회사나 합작법인 설립 등 간접 진출 전망
◆…서울 시내 한 가상화폐 거래소 현황판. 연합뉴스 제공
가상자산업이 증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거란 분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주요 증권사 6곳이 가상자산 수탁사업(커스터디)을 실시할 경우 수탁수수료 수익이 2040년 9332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증권업에도 스며드는 가상자산 물결’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삼성 KB 키움증권 등 6개사가 수탁사업을 하는 경우 수익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여도를 분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연구원은 가상자산 수탁사업을 통해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이 단기적으로 2030년 4641억원, 중장기적으로 2040년 9332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탁사업의 증권사 ROE 기여도는 1.0~4.4%p 수준으로 봤다.
그는 “가상자산업은 증권사 사업 모델과 디지털 채널 이점을 활용할 수 있어 신사업으로서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시장 성장과 함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에 발빠르게 준비하는 증권사만이 선점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면서 4대 시중은행은 작년부터 합작법인 설립 및 지분투자를 통해 가상자산 산업에 진출했다. KB국민은행이 해치랩스, 해시드와 함께 가상자산 수탁업체 한국디지털에셋(KODA)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다른 시중은행들도 한국디지털수탁(KDAC), 디커스터디, 카르도에 투자했다.
윤 연구원은 “증권사의 첫 번째 사업 진출 분야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수탁업이 될 것”이라며 “초기에는 지주 내 해외 자회사 설립, 블록체인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 간접적인 형태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윤 연구원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가상자산 산업에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증권사는 강력한 디지털 플랫폼(MTS)과 다수의 투자자를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가상자산 발행·유동화·매매 등으로 업무가 확장될 경우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주식 업무에서 쌓은 노하우 및 영업력을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탁·보관 업무는 다른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의 성격이 강하고 거래소 플랫폼 제공이나 관련 상품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는 1525만명이며 실제 거래에 참여하는 이용자 수는 558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원을 웃돌며 한때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을 넘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