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부의장 지명자 자진사퇴...제롬 파월 의장 재인준 가속도

공화 이어 민주 내부서도 반대...민주당의 마지막 반대 1표가 결정타

세라 블룸 래스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 지명자가 자진 사퇴했다. 공화당에 이어 여당인 민주 상원의원마저 반대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래스킨은 백악관에 자신을 연준 부의장 지명에서 철회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래스킨 후보자 지명 철회를 공식 발표하고, 공화당의 반대에 유감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그녀는 준비된 후보이고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양당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상원의 인준을 받았음에도, 업계와 보수 이익 집단들로부터 근거없는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해결보다 근거없는 비방과 사익 추구에 더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금융규제와 소비자 보호에 두각을 나타내 온 래스킨의 사퇴는 대대적인 개혁을 목표로 연준 의원 임명에 고심해 온 바이든 행정부에 큰 타격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미 금융 감독을 총괄하는 연준 부의장 후보로 래스킨을 지명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규제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당론 투표를 결정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이 인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인준표결이 사실상 좌절됐다. 현재 상원의 여야 의석수는 각 50석씩 동수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하고 있는 상원 구조상 민주당에서 단 한 표만 이탈해도 부결된다.

바이든이 래스킨 대신 연준 부의장으로 누구를 지명할지는 불분명하다. 연준의 고위직 인사 발탁이 늦어지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규제 정책과 금리 인상 등 여러 안건의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연준은 제롬 파월 의장의 재인준을 포함한 나머지 4명 후보의 인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러-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미국이 단기간 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금리인상 속도는 6~7회, 1.5%~1.75% 내외라는 기존 시장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