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국가통신차량 가능하나, 北도발로 인한 위중한 상황 속 부적절"
"한·미·일 군사동맹, 사실상 긴장구도로 가는 것...다시 신냉전과 강대국 대결의 장 될 것'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형 ICBM 시험발사를 단행하라는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25일 윤석열 당선인 측이 청와대 벙커 대신 '국가지도 통신차량'이라는 이동형 지휘소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장소로 삼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굉장히 위중한 상황인데 청와대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거의 알레르기처럼 보인다. 결벽증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같이 밝히며 윤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대형 도발에 직면한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김 전 원장은 "사실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이동식 국가 통신 차량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으로 갈 때 공백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 마련한 것"이라며 "가능은 하겠지만 굉장히 위중한 상황에서 꼭 그렇게 해야 되나. 소위 청와대에 도대체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은 것이 거의 알레르기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윤 당선인 측 외교·안보 담당자들이 북한 도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가장 걱정하는 것은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군비 경쟁이 일어날 것이며, 그다음 미·러 관계와 미·중 관계가 안 좋은 상황에서 북·중·러와 한·미·일로 가게 되는, 촉발의 도화선이 되는 것이 가장 걱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만약 선거운동 기간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미·일 군사동맹의 방향으로 가게 되면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신냉전으로 가게 되고, 한반도가 다시 강대국 대결의 장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명박 대통령 때 강경책을 주도했던 사람이 다시 (인수위에) 재등장 한 것이라 그렇게 보면 우려가 된다"며 "국민 안보·평화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중국에 반대하고 경제 제재를 받을 수 있냐. 실제로는 그 강경책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북한의 ICBM 발사 당일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탄했으며, 윤 당선인도 "북한에 엄중 경고한다"며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선제타격에 관련해서도 "선제타격하면 북한은 가만히 있나"라며 "북한이 가진 것보다 우리가 훨씬 더 많이 가지기 때문에 우리가 관리해야 하는 것이지 승부의 문제가 아니다. 자존심이나 감정의 문제가 아닌 죽고 사는 문제이고, 피해의 문제이기 때문에 전쟁은 어떻게든 가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달이자 한미연합훈련과 내달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이 있는 4월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4월 15일쯤 전후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거라는 예상을 많은 분들이 했다"며 "그러면 지금 한 5일에서 20일 전인데, 이것까지 포함할 거냐, 아니면 다음에 또 있느냐 질문할 수 있는데, 저는 두 가지 다 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과거 화성-14도 7월 4일, 24일 후인 28일에 2연속으로 쐈다"고 설명했다.
차기 정부의 대응에 대해선 "우리의 군사적 동맹 듣기는 좋지만 그것은 사실상 긴장 구도로 간다는 얘기"라며 '지난 30년을 봤을 때 북한이 고개를 숙일 리가 없지 않나.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돕게 되면 강대강으로 가는데, 자존심 세우면서 실제로는 긴장 구도를 가져오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되고, 이런 것이 사실상 우리한테는 장기적으로뿐만 아니라 국익에는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