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철수하면서 신형 지뢰 설치...민간인 타깃

지뢰 밟지 않아도 사람 발자국 진동 감지해 폭발...반경 15m 내 살상

러시아군이 병력을 철수하면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하루키우에 신형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HRW는 우크라군이 제공한 사진을 토대로 폭발물 처리반이 지난주 하르키우에서 POM-3라는 신형 지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NYT는 기존 지뢰가 사람이 실수로 밟거나 인계철선을 건드릴 때 폭발하는 데 비해 진동감지센서가 장착된 POM-3는 사람의 발자국을 감지해 폭발한다고 전했다. 심지어 POM-3는 사람과 동물의 발자국 진동도 효과적으로 구분해낸다.

군 및 민간 폭발물 처리기술자 사이트 CAT-UXO에 따르면 POM-3 지뢰는 일반적으로 로켓으로 발사돼 낙하산으로 지상에 떨어진 뒤 바닥에 달라붙는다.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감지하면 공중에서 터지는 소형 폭발물 탄두가 발사돼 15m 반경 이내의 사람을 살상할 수 있다.

대인지뢰 사용에 반대해온 인도주의 단체들은 POM-3 지뢰 설치로 앞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미국의 지뢰 등 폭발물 제거재단인 할로트러스트(HALO Trust) 책임자 제임스 코완은 "전쟁이 교착상태로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이 지뢰를 설치하기 위해 참호를 파고 있다"고 했다. 그는 "POM-3 지뢰는 대응책이 없어 더 위험하다"며 "원거리에서도 지뢰 제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인지뢰가 사용되면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참동안 지뢰로 인해 숨지거나 불구가 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코완은 우크라 폭발물 제거작업에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숫자만큼의 인력이 10년 동안 작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돈바스를 장악하기로 전력을 변경하면서 동쪽에 재배치된 병력이 POM-3와 같은 무기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는 1997년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했으며 대인지뢰 비축량을 없애기로 약속한 164개 국가 중 하나다. 미국과 러시아는 가입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