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김인철·한동훈·정호영 잇단 의혹 제기… 인사청문 앞두고 칼날 검증 예고

한덕수 총리 후보자의 배우자 직업 '가사'… 10년만에 8억5천 재산 증식

김인철, 외대 총장 시절 '금수저 가정환경조사' 

한동훈 1년 만에 전세금 5억(43%) 올려 받아

정호영, 자녀들 '아빠 찬스' 의대 편입학 구설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에 대한 본격적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인철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의 아파트 전세금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민주당에서 칼날 검증을 벼르고 있다.

이와 함께 윤석열 당선인측의 인사 추천과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특히 정호영 복지부장관 후보자의 자녀 문제 등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면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배우자 최씨의 그림 판매 대금 의혹이 불거졌다.

한 총리 후보자의 배우자 최씨는 지난 2012년과 2021년 개인전 이후 그림을 판매했는데, 이 중 1점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에게 1600만원에 판매했고, 3점은 부영주택에 2300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5일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한 국무총리 후보자의 배우자 최씨의 예금이 10년만에 8억5천만 원 가량 늘었고, 배우자의 재산 23억 6725만 원 중 예금이 19억 448만 원에 이른다"며 "배우자의 직업이 '가사'임에도 불구하고, 10년만에 예금만 8억5천만 원 가량 늘어난 이유와 배경을 국민께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후보자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또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시절 '금수저 가정환경조사'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장관 내정자는 2014년 한국외대 총장으로 부임했고, 한국외대는 2015년 재학생과 휴학생을 대상으로 ▲ 고위공무원 ▲ 국회의원 ▲ 의사 ▲ 법조계 등의 직업을 가진 학부모를 전수조사했다. 『기타 분류 학부모 직업란』조차도 '학과장의 판단으로 학교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부모'라고 명시했다. 심지어, 공문에 기타 분류 예시로 '대규모 00식당 운영'을 제시 했다"며 "부모들의 사회적 지위, 경제력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인 셈"이라며 왜 이런 '금수저 가정환경조사'에 나섰는지, 당시 대학 최고 책임자였던 김 내정자는 국민께 제대로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의 경우 올해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세 보증금으로 임차인으로부터 17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신고했는데, 지난해 해당 아파트 보증금은 12억2천만 원이었다.

1년 만에 전세금을 5억3천만 원(43%) 올려 받은 것이다. 현행 임대차 3법이 규정하는 '전세금 5% 인상 제한'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임차인의 의사에 따라 새로 계약을 체결했고 시세에 따라 전세금을 정했다"고 해명했다. 신규 계약인 만큼 '5%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존에 살던 임차인이 나가겠다고 한 상황에서 다시 마음을 바꿔 재계약을 한 상황이라서 의구심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한 후보자는 현재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보증금 16억8000만원을 주고 전세로 거주 중이다. 전세금은 지난해(16억원)에 비해 정확히 5% 올랐다. 결국 자신은 전세금을 5%만 올리고 거주하면서, 자신이 임대한 아파트는 43%를 올려받은 상황이 지적되면서 한 후보자의 '전세금 내로남불'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여론이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공무원 해외훈련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경력을 쌓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산업부 공무원 재직기간(12년) 가운데 3년을 미국에서 유학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가 1993년 7월 행정고시 합격 이후 '국외훈련 파견자'로 선발돼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등록금과 체재비 등을 지원받았다.

95년 10월 귀국한 이 후보자는 98년 8월 유학 휴직을 통해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자비로 1년 만에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박사 학위를 땄다. 99년 7월 한국으로 돌아온 이 후보자는 다섯 달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공직자로서 받은 혜택을 개인의 입신양명에 이용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이번 초대 내각 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인 칼날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尹 당선인은 정.호.영 내각 구성을 재고하고, 지명철회하라"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윤 당선인이 현재까지 지명한 내각 구성원들의 면면을 보라"며 "정호영 후보자를 위시해 '정말 정떨어지는 호남 소외 영남 꼰대 남성들의 내각', 그야말로 '정.호.영. 내각'"이라고 맹폭했다.

그는 특히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들이 향유한 '아빠 찬스'가 드러나고 있다"며 "딸과 아들의 경북대 의대 특혜 편입, 아들의 대학 논문 공저자 등재, 아들 대학 경력 부풀리기에 증거은폐 시도까지, 급기야 현역 판정받고 5년 뒤 받은 4급 공익근무 판정의 병무진단서는 아버지가 부원장으로 재직 중인 경북대학교 병원에서 발급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만약 지금 검찰총장이었다면, 이 정도 의혹제기면 진작에 정호영 지명자의 자택과 경북대학교 병원에 전방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겠습니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 측은 조국 운운할 자격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정호영 후보자는 대통령 당선인의 40년지기 친구라는 것 외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어야 할 그 어떤 하등의 이유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며 "친구를 구하려다 민심을 잃는 소탐대실을 하지 말고 정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까지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후보자는 전체 18명 중 1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14명의 재산 평균은 약 41억9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과정에서 이번 인선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윤 당선인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