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예정됐던 美·캐나다 해외출장 전격 보류... '검수완박' 처리 부담 때문?
지난 15일만해도 "임의로 조정 가능한 스케줄 아냐"라던 박 의장의 입장 돌변
여야, 아전인수격 해석 내놓아... '박 의장 자기편 만들기' 총력전 더욱 거세질 듯
◆…박병석 국회의장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미국, 캐나다 공식 방문 해외출장 일정을 전격 보류했다. 박 의장(가운데)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19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 사람의 표정이 매우 대조적이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박병석 의장 측은 20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박 의장이 계획했던 미국·캐나다 방문을 보류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해 방문 국가에 양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기자들의 급박한 국회 일정으로 인한 해외순방 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오래 전부터 돼 있었던 일정으로 (각국의)상·하원 의장 등 수십 명과 약속이 다 돼 있다"며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스케줄들이 아니다"라고 순방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던 박 의장이었다.
박 의장의 해외출장 전격 보류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압박에 굴복한 게 아니냐는 관측과 법무부·검찰은 물론 변협 등 각계의 반대에 호응해 또다시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검수완박’ 조정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여야는 전날(19일) 각각 박 의장 설득에 총력전을 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양당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유상범 의원 등은 이날 오후 박 의장 주재로 국회의장실에서 '검수완박'과 관련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동후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어제 법사위 법안소위 상황과, 법안의 필요성, 우려 사항을 불식할 만큼 충분히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을 설명드렸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법안의 문제점을 충분히 말씀드렸고 국회의장께서 쟁점사항을 서로 정리하고 교환해서 해소될 수 없는지 다시 한번 검토해달라고 요청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늘 회동에서는 별도의 중재안은 없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이 해외출장 취소 여부‘와 관련해서도 그는 "그런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오래전부터 약속된 해외출장까지 전격 보류한 점에 대해 여야에서 아전인수격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6월 국회의장 임기가 끝나는 박 의장으로서는 문 대통령 임기 말까지 갈등을 보이는 ‘검수완박법’에 대해 자신이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은 박 의장에게 넘어간 형국이다. 박 의장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여야 간 총력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