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체르노빌, 러군 점령으로 매우 위험했다" 방사능 수치 한때 비정상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러시아군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점령으로 한 때 방사능 수치가 비정상 수준으로 높았었다고 전했다.

26일(현지시간)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36주년을 맞아 현장을 찾아 이같이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러시아군이 중장비를 투입하고 장비들을 철거했을 때 방사선 수치가 올라간 적이 있었다”며 “현재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당시에는 매우 위험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 뒤인 지난 2월 26일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했다가 지난달 31일, 5주 만에 철수했다.

이날 오후 그로시 총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체르노빌 원전과 인프라 복구를 위해 함께 특별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을 통해 러시아의 체르노빌 장악 이후 보여준 행동은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원자로 4호기에서 설계적 결함과 안전 규정 위반, 운전 미숙 등의 원인으로 비정상적인 핵 반응이 일어났다. 이때 발생한 열이 냉각수를 열분해시킨 뒤 수소가 원자로 내부에서 폭발해 사고가 발생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최고 등급인 7단계에 해당하는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평가된다.

2006년 우크라이나 정부는 초기 대응 과정에서 방사선 피폭으로 사망한 사람이 56명이라고 발표했다. 유엔(UN)은 방사능 유출에 따른 장기적 사망자는 최대 1만6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