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주말 본회의장 의원 4명 연설
김미애, '도둑이 포졸 없애는 법'이라며 비난
임호선, 대의 민주주의에 근본적인 회의
형소법 개정안 3일 본회의에서 처리 예정
◆…진성준 의원이 30일 저녁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을 하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법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1일 자정에 임시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종결됐다. 형소법 개정안은 오는 3일 본회의에서 법안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4월 30일 오후 4시 22분께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법을 처리한 데 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2차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오후 5시께부터 발언을 시작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청법이 가결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도 오늘은 문재인 정부의 대선 불복이자 민주주의 파괴의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개탄하며 토론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황운하 의원이 라디오에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됐다면 난 절대로 기소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왜곡'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2시간 39분간 연설을 마치고 내려왔다.
두 번째 토론자로 등장한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의 해당 발언에 반박하는 황 의원의 입장문을 먼저 읽었다. 황 의원의 입장문에서는 "동료의원에 대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발언을 했고, 전후 맥락과 다르게 악의적으로 해석해 발언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최 의원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는 우리 국민을 더 자유로운 공기 속에서 살게 하는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1시간 3분간 발언했다.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민주당이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전 대선 후보 관련 범죄혐의에 대해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이 법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며 "그래서 '도둑이 포졸 없애는 법'이라고도 하고, 정치인들의 범죄를 검찰이 수사할 수 없게 해 유권무죄·무권유죄법이라고도 한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날 2시간48분 최장 연설을 진행했다.
마지막 주자로 연단에 오른 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양당 의원총회에서 추인받은 법안에 대해 이렇게 대립하고 무제한 토론까지 해야 하느냐"며 "대의 민주주의에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한다"라며 22분간의 짧은 연설로 마무리했다.
여야 의원들의 팽팽한 토론은 약 7시간 만에 종료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밤 11시 59분이 되자 임 의원을 향해 "토론을 멈춰달라. 국회법에 따라 임시회가 종료돼 더는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박 의장은 임시국회를 오는 3일 오전 10시에 소집하겠다고 공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