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서 동학개미 ‘표심’ 고려
6월 MSCI 관찰대상 지정...선진국지수 편입 위한 첫 단계
尹 공매도 서킷브레이크 등 제도 개선 공약
◆…공매도 폐지 버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제공
지난해 5월 3일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이후 1년이 지난 가운데 최근 ‘공매도 전면재개’를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변수는 6월 지방선거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관찰대상 등재 여부가 될 전망이다.
오는 10일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는 ‘공매도=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하는 동학개미의 표심을 잡는 동시에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라는 묵은 숙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3일 예정된 국정과제 대국민 발표에서 공매도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을 낼지 주목된다.
동학개미 “공매도는 기관·외국인에 유리”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주가가 내리면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전략이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듬해 5월 3일 대형주(코스피 200·코스닥 150)에 한해 공매도 부분재개를 결정했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차기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최근 대내외 리스크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과 개인투자자들의 반대가 그 이유로 꼽힌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지난달 4일 공매도 제도 개선을 골자로 한 제안서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 한투연은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상환 기간을 90일로 변경하고 담보비율을 140%로 상향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에 개인과 동등한 조건을 적용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금융당국은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실시간 대주 통합거래시스템(K-대주시스템)'을 통해 개인대주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 제공.
지난해 11월부터 개인대주 차입기간이 기존 60일에서 90일로 늘어나고 만기연장도 가능해졌다. 개인대주 물량 확보를 위해 한국증권금융의 ‘실시간 대주 통합거래시스템(K-대주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신용도 차이에 따라 담보비율이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시장원칙”이라며 “대주기간의 경우 개인은 90일이지만 계속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기간 제한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가 부진한 것은 공매도 거래에 필수적인 주식대차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라며 “신용거래대주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6월 MSCI 관찰대상 등재 목표...‘14년째 도전’
정부는 지난 1월 외환시장 개선을 통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MSCI는 매년 6월 국가분류체계를 조정하고 지수편입 전 최소 1년 관찰대상(리뷰 리스트)을 지정한다. 정부 목표대로 다음 달 관찰대상에 오르면 내년 6월 편입 여부가 결정되고 2024년 6월 우리나라는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선다.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달 22일 MSCI와의 면담에서 선진국지수 편입 의지를 보인 데 이어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도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우리 경제 규모와 국제적 위상, 자본시장 성숙도 등을 고려할 때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MSCI는 세계적인 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기준이 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많이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MSCI 선진시장 편입 시 효과와 시사점’ 분석을 통해 17.8조~61.1조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돼 주가가 최대 4035p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MSCI 선진국지수 내 한국 비중이 5% 수준에 불과해 약 28.2억달러(3조3854억원)의 패시브 자금이 순유출될 것이란 한화투자증권의 분석도 있다.
앞서 MSCI는 우리 정부에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공매도 전면재개 등을 요구했다. 정부 목표대로 다음 달 관찰대상 리스트에 오르기 위해선 공매도 전면재개에 대한 논의를 마냥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제안센터는 4월 23~26일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주제로 대국민 온라인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제안센터 제공.
尹 공매도 합리적 개선 공약...국정과제 포함될까
윤석열 당선인은 개인투자자가 기관·외국인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개인의 담보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크’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매도 감시 전담조직을 설치해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매일 실시간 점검하고, 불법 공매도 적발 시 주가조작에 준하는 형사처벌을 가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달 5일 ‘법무부의 불법 공매도 등 처벌 강화 계획 관련 서면 브리핑’을 통해 법무부가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실질적 형사처벌을 강화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검찰,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간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및 수사협력 체계’ 구축도 추진될 예정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와 증권 범죄에 대한 제재 실효성 강화는 당선인 공약 사항”이라며 “인수위는 법무부 업무보고 내용을 토대로 공약 이행 방안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정책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개선 요구를 재차 확인했다. 인수위 국민제안센터는 지난달 27일 국민이 선정한 정책제안 중 ‘주식시장 공매도 요건 개선해주세요’가 1만94표(27%)를 얻어 2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허성우 센터장은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면 생활안전, 경제, 사회복지 등 다양한 문제점과 개선 분야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최우선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