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관리들, 尹정부에 "한미동맹 확대-한일관계 개선" 기대

美 전직 고위관리들, 이구동선으로 '한미동맹-한일관계' 통한 대북문제 해결 강조

"美와 더 큰 협력 모색 尹정부 외교 정책 기조 환영...'쿼드'에서 역할도 희망"

北 무력시위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 주문도 나와... "한국군 강력함 유지 필수"

日과의 쟁점 있지만 中 위협이 중요 강조... "전략적 모호성 버리고 '명확'해야"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한미동맹을 확대하고 북핵 문제는 물론 인권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미국 전직 관리들이 밝혔다. 또한 일본과는 관계를 개선하고 중국에는 보다 명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윤석열 새 정부 출범에 거는 워싱턴의 기대를 취재한 결과를 10일 이같이 전했다.

VOA에 따르면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9일(현지시간)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축하한다"며 "미국과 더 큰 협력을 모색한다는 새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과 책임이 동북아를 넘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 그 역할을 더욱 확대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아시아에서 재설정(reset)'을 선언하고 이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는 상황이 한국엔 역할을 확대할 좋은 기회라는 설명이다.

리스 전 실장은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인도태평양 역내 협의체인 ‘쿼드’에서 일정 역할을 하고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하길 희망한다"며 "이는 미국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우선순위로 한미동맹의 전략적 관계 강화를 꼽았다. 이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도 주문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군축'이 아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것이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무력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새 정부의 건승을 기원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해 강력함과 유능함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군을 현대화하고 준비태세를 유지하기를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프레드 플레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와 함께 강경한 대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계속하고 핵실험 준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달 중순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재개 등 단호한 대응책을 모색함으로써 북한에 ‘경고 신호’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된 한일관계를 지적하면서 "양국 간 쟁점이 있지만 위협은 중국"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한일이 더욱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미한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대중국 관계에서 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끝내고 '전략적 명확성'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전략적 명확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국제 질서에 기반한 규범을 보호할 것이며, 중국과 경쟁하더라도 적대와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선 "핵 위협과 북한에서 자행되는 반인도적 범죄를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한동맹이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게 통일된 한반도에 대해 약속할 것을 제언한다"고 했다.

또 한일 관계와 관련해 "두 나라 정상이 역사 문제에 대한 관리를 다짐하면서 국가 안보와 번영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약속을 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북한 인권, 나아가 민주주의 증진 분야에서 한미 협력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윤석열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유엔 인권이사회 등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주요 역할을 했던 시기로 돌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킹 전 특사는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이런 전제가 틀렸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에서 고위 관리를 지낸 데릭 미첼 국가민주주의연구소(NDI) 대표는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약속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 분야에서 한국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첼 대표는 특히 "음악, 영화, 드라마 등 한국의 대중문화는 개방성, 책임, 투명성, 포용성, 표현의 자유 등을 보여주는 민주주의의 성공 사례"라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독재주의 국가의 침략이 이뤄지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국은 ‘긍정의 목소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