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키피디아(부켈레)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 정부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비트코인으로 인해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은 이후 2,301개(1억3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사 모았으며 13일 현재 35%가 하락해 총 가치는 6,700만 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엘살바도르가 가상화폐 시장 붕괴로 입은 손실은 3,600만 달러(460억 원)에 불과하지만,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국가 부채가 233억 달러(30조174억 원)라는 점에서 재정부담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부켈레는 비트코인 시장 부진이 계속되는 이번 주에도 500개를 개당 3만744달러에 추가 가매하는 모험을 감행하면서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증가하는 GDP 대비 부채비율을 낮춤으로써 엘살바도르 경제를 구출할 것이라고 허풍을 떨었다.
그러나 가상화폐 시장의 붕괴는 현실화되고 있고 국고를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하는 데 따른 위험을 고스란히 부담하게 되었다. 비트코인 합법화 당시 IMF(국제통화기금)는 위험성에 대해 수차례 경고했다.
지난 2월에도 알리나 카라레(Alina Carare)가 이끄는 IMF 엘살바도르 팀은 “비트코인 잔액을 보유하고 저축하는 가계와 기업은 가치의 큰 변동으로 자산을 탕진할 수 있다”라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것은 공적자금 조달의 재원을 고갈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 Ratings) 또한 지난 2월 합법화 조치에 따른 법으로 인한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엘살바도르의 국가 신용 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했다.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채택한 국가가 시장 붕괴로 인해 연쇄 붕괴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인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상황이다. 일부 분석가들이 비트코인의 본격 투매가 3분기 이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까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