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들, 추경호 부총리에 정책 건의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주52시간제 등도 다뤄
추 부총리 "경영 애로 해결방안 조속 마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 회의시작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중소기업계가 상속세제의 개선 목소리를 높였다. 생전에 자녀에게 가업을 계획적으로 사전 증여하도록 돕는 과세특례제도나 창업자의 사망으로 가업을 이어받을 때 큰 폭의 세금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사례는 많지 않아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계가 윤석열 정부 첫 '경제사령탑'을 맡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기업승계 관련 세제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추 부총리는 18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는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중소기업계의 애로·건의사항을 듣기 위한 자리다. 추 부총리는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국회 일정 등으로 아직 폭넓게 다니고 있지 못하지만 기업인들을 빨리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곳이 중소기업이라 생각해서 중소기업 대표분들을 제일 먼저 만나고자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
중소기업 단체 관계자들은 기업의 승계를 원활하게 하려면 '사전증여 과세특례 한도'를 높여야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제도와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영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요건 등으로 인해 잘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요구안은 한도를 현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리고, 증여자의 범위에 직계존속이 포함되도록 대상이 확대해달라는 내용이다.
또 가업상속공제를 두고선 업종 변경 제한을 폐지하는 등 사전·사후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10년 이상 회사를 경영해온 중소기업·중견기업인이 상속인 1명에게 가업을 승계할 때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최대 500억원)를 상속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공제 한도는 피상속인의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달라지기에, 현실에선 500억원을 모두 공제받기란 쉽지 않다. 기업인들은 지분·업종·고용·자산 등의 유지가 요구되는 부분도 공제를 받는데 까다롭다고 토로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자 시절인 지난 2월에 '중소기업 정책비전'을 발표하며 "가업승계제도를 개선해 우량 장수기업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향성을 둔 만큼, 재계에선 상속·증여세제 손질의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또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주52시간제 등 노동규제를 유연화해달라는 건의도 있었다. 추 부총리는 "하반기 중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운영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과 기업의 수용성이 높은 연동제 도입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영 애로로 호소하고 있는 주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대해서는 당초 입법 취지를 살리는 가운데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시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규제개혁도 예고했다. 추 부총리는 "기업의 창의적 경영활동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를 빠른 시일 내 제거하고 현장·수요자 중심 규제개혁으로 체감도를 높이겠다"면서 "불공정거래, 기술탈취 등 시장의 규칙 위반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해서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연구개발(R&D), 디지털 인력양성 등 중소기업이 기술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점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