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다음날 檢 고위급 인사... 이른바 '尹사단' 대거 포진
서울중앙지검장에 송경호-대검 차장에 이원석 임명... '특수부 라인' 전면 배치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 이끌 남부지검장엔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
민주 "검찰 장악을 위한 전광석화 같은 속도전... 尹대통령 인사에 참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다음날인 18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급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인사 결과에 대해 '참담'하다며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청사에 도착한 한 장관［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선대위 한준호 대변인은 18일 오후 검찰 고위급 인사 발표직후 서면 브리핑에서 "법무부가 조금 전 서울중앙지검장에 송경호 수원지검, 공석인 검찰총장을 대행할 대검 차장에 이원석 제주지검장에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변인은 그러면서 "하나같이 특수부 출신으로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들"이라며 "어김없는 막장 인사다. 혹시나 했던 우려는 역시나 현실이 되었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시작으로 특수통 윤석열 라인을 법무부와 검찰 요직에 채웠다"며 "이미 대통령실은 검찰 출신 측근 '6상시'가 장악하고, 법무부와 검찰은 윤석열 사단으로 장악해 무엇을 도모하려는 것이냐?. 측근 검사들로 자신의 호위무사대라도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국정 책임은 나 몰라라 하고 오직 ‘검찰공화국 정권 만들기’에만 올인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공화국 부활 시도에 맞서 민주주의와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물러서지 않고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한 장관은 취임 이튿날인 이날 전격적으로 검찰 고위급 인사를 단행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렸던 특수통 검사들은 전면 배치하고 문재인 정권에서 영전을 거듭했던 '친문(親문재인)', '반윤(反윤석열)' 검사들은 줄줄이 한직으로 밀려났다.
인사 면면을 보면 검찰 내 최대 수사조직이자 부패·특수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과거 한 장관 자신과 손발을 맞췄던 측근들을 모두 집결시켰다.
송경호(52·사법연수원 29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문재인 정권 당시 한 장관과 함께 굵직한 수사들을 도맡아 진행했다.
신임 차장검사들 역시 과거 윤 대통령 또는 한 장관과 함께 수사한 경험이 있는 측근들로 대폭 교체됐다.
특히 특수수사 부서를 이끄는 4차장에는 역시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벌였던 고형곤(52·31기) 포항지청장이 임명됐다.
부활한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이끌어야 할 서울남부지검장 또한 '특수통'이자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양석조(49·29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이 보임됐다.
대검 차장 자리에는 한 후보자의 연수원 동기인 이원석(53·27기) 제주지검장이 임명됐다. '검수완박' 국면에서 앞장서 반대 목소리를 냈던 김후곤(57·25기) 대구지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원석 신임 대검 차장과 김후곤 신임 서울고검장의 경우 향후 공석인 검찰총장 임명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연합은 전했다.
한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담당했던 청문준비단 멤버들도 법무부의 주요 요직을 차지했다.
청문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았던 신자용(50·28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은 검찰 인사와 예산, 조직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했다. 검찰과장에는 신상 팀장을 맡았던 김창진(47·31기) 진주지청장이 신규 보임됐다.
준비단 공보팀장이었던 권순정(48·29기)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은 장·차관을 보좌해 법무부 정책·예산을 관리하는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됐다.
반면 이전 정권에서 추미애·박범계 장관 때 '친여 성향'으로 분류돼 주요 보직을 맡았던 검찰 간부들은 일제히 지방 한직으로 좌천됐다.
이성윤 서울고검장과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심재철 남부지검장은 모두 비수사부서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구자현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전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됐고,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과 신성식 수원지검장도 각각 대구고검 차장, 광주고검 차장으로 이동했다.
박철우 중앙지검 2차장과 진재선 중앙지검 3차장은 대구고검 검사로,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장인 김태훈 4차장이 부산고검 검사로 좌천되는 등 중앙지검 2∼4차장도 모두 밀려났다. 강상묵 법무부 장관정책보조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이동했다.
검찰 조직 내 비리들을 폭로하면서 '내부 고발자'를 자처했던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 부장으로 전보됐다.
대검 대변인 공용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해 '하청 감찰' 논란을 빚었던 김덕곤 대검 감찰3과장 역시 부산지검 중경단 부장으로 좌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