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 ‘2021 글로벌 기후 현황 보고서’ 공개
◆…중국 허난성에 내린 폭우 사진:로이터통신
지난해 지구상의 온실가스 농도, 해양 산성화, 해수면 높이, 해수 온도 등 기후변화 4개 지표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기상기구는 18일 ‘2021년 WMO 전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를 보완하는 내용으로,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7) 기후변화 논의의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후변화 지표 중 온실가스 농도, 해양 산성화, 해수 온도, 해수면 높이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 온실가스 농도
2020년 기준 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413.2ppm으로 산업화 이전의 약 1.5배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증가해왔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 따르면 월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0년 4월 416.45ppm, 2021년 4월 419.05ppm, 2022년 4월 420.23ppm으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있다.
◆ 해양 산성화
높아진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해수의 산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WMO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의 23%는 해양이 흡수한다. 바닷물은 CO₂를 흡수할수록 해양 산성화로 이어져 바다 해양의 수소이온농도(PH)가 감소한다. 해양이 산성화될 경우 생물 중 외골격에 탄산칼슘 성분이 있는 생물들이 영향을 받는다.
WMO는 “해양 산성화는 유기체와 생태계를 위협해 식량 안보와 관광 및 연안 보호도 위태롭게 한다”며 “해양의 수소이온농도(PH)값이 감소하면 해양의 대기 이산화탄소 흡수 용량도 줄어든다”고 전했다.
◆해수 온도
해수 온도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양 상층부 2㎞ 깊이까지 따뜻해졌으며 이 현상은 해양 심층부까지 침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여러 바다에서 강력한 해양 고수온 현상이 발생했다.
◆해수면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2013~2021년 연평균 4.5㎜ 상승한 이후 2021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3~2002년의 상승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WMO는 "해수면 상승으로 수억 명의 해안 거주자가 위험에 처했으며 허리케인과 사이클론으로 인한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빙하
세계 표준 빙하는 1950년 이후 33.5m가 얇아졌으며, 1980년 이후 76%가 줄었다. 그린란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중순에 빙하가 이례적으로 많이 녹았다고 조사됐다.
◆연평균 기온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11도 상승했다. 2021년은 연초·연말에 라니냐 현상에 따른 냉각 효과로 최근 몇 해에 비해서는 덜 더웠다. 그럼에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기록상 가장 더운 7년이었다. 지난해 7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기온은 54.4℃를 기록했으며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시라큐스에서는 48.8℃를 기록했다.
WMO는 “수십년의 시간 규모에서 보면 빙하 손실이 가속화되는 뚜렷한 경향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다시 바뀌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홍수
지난해 7월 중국 허난성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177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으며, 서유럽에서도 최악의 홍수로 200억 달러가 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가뭄
가뭄 역시 아프리카 북동부, 캐나다, 미국 서부지역,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터키 등 세계 곳곳을 강타했다. 남미에서는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혔고 에너지 생산과 하천 수송에도 차질을 빚었다.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은 40년 만의 가장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으며 오랜 가뭄으로 농작물이 고사하고 가축들이 폐사하고 있다.
◆남극 오존
남극의 오존 구멍이 강력한 극 소용돌이의 결과로 최대 면적 2480만㎢(아프리카 크기)에 달하면서 수년 만에 가장 크고 깊은 규모로 확대됐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에 대해 “기후붕괴 문제 해결에 실패한 인류에 관한 암담한 내용”이라며 “재생에너지는 진정한 에너지 안보, 안정적 전력 공급가격, 지속 가능한 고용기회를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재생에너지 시대를 열기 위해 재생에너지 기술과 공급 확대,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민간과 공공투자 3배 증대, 분당 1천100만 달러에 이르는 화석연료 보조금 중단 등을 포함한 다섯 가지 주요 조치 시행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