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첫 감염자 보고...감염사례 14개국으로 늘어
◆…1968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4일차인 원숭이 피부 조직을 채취해 확대한 모습 <사진 CDC/ 로이터>
21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날 30대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텔아비브에 있는 이치로프 병원에 따르면 최근 서유럽을 여행하고 원숭이두창 의심 증세로 병원을 찾은 이 남성은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해당 남성이 국외 여행 중 원숭이두창 환자에게 노출됐다면서 환자를 격리하고 접촉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도 첫 발병사례가 보고됐다. 같은 날 스위스 보건당국은 성명을 내고 베른주에서 첫 번째 원숭이 두창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환자가 국외에서 신체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와 이스라엘에서 감염사례가 발견됨에 따라 원숭이 두창은 전날 12개국에서 21일 현재 14개국으로 늘어났다.
원숭이두창은 중부, 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병했으나 최근 몇 주 사이에 유럽과 북미의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10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가 발병 사례가 보고된 국가다.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 두창 감염자가 100명 이상 발생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WHO는 전날 원숭이 두창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병했던 원숭이 두창이 어떤 경로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 사무소 소장은 성명을 통해 "대규모 모임, 축제, 파티가 있는 여름철로 접어들고 있어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숭이 두창은 1958년 실험실 원숭이들에게서 처음 발견됐는데, 인간에게 감염된 사례는 1970년 민주콩고에서 처음 발생했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얼굴과 생식기에 수두와 두창(천연두)에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발진이 생길 수 있다. 통상 2~4주 안에 회복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