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지명 후 43일 만에 '자진사퇴'... "尹정부 성공과 협치 위해"
'사퇴의 변' 밝히면서도 자녀 편입·아들 병역 의혹 관련 부당행위 없음 주장
尹대통령, 이날 오전 "시간이 좀 더 필요" 언급했지만 12시간 만에 사퇴 밝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밤 결국 후보직 자진사퇴를 밝혔다. 하지만 관련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지난달 17일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정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9시30분께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녀들의 문제나 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없었음을 설명드렸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국민들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되고 있고 저도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많은 자리를 빌어, 저는 자녀들의 문제나 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없었음을 설명 드린 바 있다"고 항변했다.
아울러 "경북대학교와 경북대병원의 많은 교수들과 관계자들도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다수의 자리에서 (제) 자녀들의 편입학 문제나 병역 등에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을 증명해 줬다"며 “실제로,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밝혀진 바가 없으며,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들의 제시를 통해 이러한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강력 항변한 정 후보자는 "그러나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되고 있고 저도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이제 다시 지역사회의 의료전문가로 복귀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동안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윤석열 대통령과 대한의사협회, 모교 경북대학교와 저의 가족을 포함한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저의 부족함을 지적해 주신 많은 여야 정치인들과 언론에도 감사드린다"면서 "저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의 결정을 통해 모든 감정을 풀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맺었다.
이와 함께 “우리 모두가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기자들이 정 후보자 거취를 묻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자진 사퇴' 설득에 정 후보자가 거부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관 임명 강행’ 결심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건지를 두고 추측이 난무했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 인준안이 타결된 이후 '자진사퇴' 형식으로 지명 철회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주말이 지나도록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후자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 회의 후 기자들고 만난 자리에서 대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 후보 사퇴를 원하고 있다며 조속한 사퇴를 압박해 ‘자진사퇴’를 기정사실화 한 바 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후보의 조기 사퇴를 압박해온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일단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