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 이진영 회계사. (사진 = 법무법인 광장 제공)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에서는 낮은 제한세율 5%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수익적 소유자가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의 종료 직전 6월 동안 배당을 지급하는 법인이 발행한 의결권 있는 주식을 적어도 25% 소유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이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배당의 대상이 되는 회계기간'을 의미하는 지가 쟁점이 된다.
이 사건에서 과세관청은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은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을 의미한다고 보아 과세처분을 하였다. 즉, 주주인 일본법인이 원고의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인 2014 사업연도 종료 직전 6개월 동안 원고가 발행한 의결권 있는 주식 25% 이상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2014. 12. 22. 보유 주식을 전부 매각하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고,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나)목에 따른 15% 제한세율을 적용하여 원고에게 법인(원천)세를 고지하였다.
쟁점 문구의 해석과 관련하여 2016. 8. 4. 기획재정부는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은 '배당결의일이 속하는 회계기간의 해당 사업연도'라고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쟁점 문구를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의 해당 사업연도'로 볼 경우 해석상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무적인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는데, 대상 판결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근거로 하여 쟁점 문구의 올바른 해석을 제시하였다.
첫째, 이익배당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의 결의로 하는데, 그러한 결의가 전제로 하는 재무제표는 해당 결의가 이루어진 날이 속한 회계기간이 아니라 그 직전 회계기간의 것이므로, 주식 소유 여부의 판단 시점도 배당결의의 대상이 되는 그 직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한·일 조세조약에서 5%의 제한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요건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의 25% 이상을 6월 이상 소유하도록 한 취지는 낮은 제한세율을 적용받기 위하여 배당 직전에 주식 소유 비율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남용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배당금을 수령한 이후에까지 일정기간 동안 주식 보유를 강제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셋째, 만약 쟁점 문구를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면, 원천징수의무가 성립하는 배당금 지급 시점에 원천징수세율이 확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당금 지급 이후에 발생한 주식의 취득이나 양도 등에 따라 원천징수세율이 사후적으로 달라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원심인 춘천지방법원은 쟁점 문구의 외국어 해석과 관련하여 (i) 영어 전치사 "for" 는 그 통상적 용례인 '~ 을 위한(위해)' 내지 '~ 에 대한(대해)'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여기서 말하는 회계기간이란 결국 이윤배분이 '대상으로 하는' 또는 '목적으로 삼는' 회계기간을 의미하게 된다는 점과 (ii) 일본어 번역(利得の分配に係ゐ事業年度の終了の日)이 '이득의 분배에 관련(관계)된 사업연도의 종료일'로 해석되는 점을 근거로 하여, 쟁점 문구는 '배당의 대상이 되는 회계기간'를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처럼 대상 판결은 쟁점 문구를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이 아니라 '배당의 대상이 되는 회계기간'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으로써 종전의 잘못된 유권해석을 바로잡았고,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국내세법에서 주식 보유 기간을 정하는 경우(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규정 등)에 배당결의일이 아닌 배당기준일(배당확정일)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도 고려해보면, 대상 판결의 해석은 국내세법의 입법 취지에도 더욱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 판결이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중간배당, 분기배당, 의제배당과 같이 기중에 발생하는 배당의 경우이다. 중간배당을 예로 살펴보면, '중간배당 결의일이 속하는 회계기간'과 '중간배당의 대상이 되는 회계기간'이 일치할 것이므로, 쟁점 문구에 대한 해석상의 문제는 크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주식 보유 기간이 사후적으로 결정된다는 점과 중간배당 지급 시 원천징수세율을 알 수 없다는 점 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게 된다.
결국, 기말배당뿐만 아니라 중간배당 등의 경우에도 쟁점 문구를 안정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한·일 조세조약의 보완 또는 개정 작업이 필수적이다.
양국이 중간배당 결의일 등을 임시회계연도 종료일로 의제하도록 교환각서를 체결하여 공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의제배당의 경우에는 이익배당과 성격이 다르므로, 별도의 해석이 필요할 수 있다. 나아가, 한·일 조세조약을 제외하고 우리나라가 체결한 다른 조세조약에서는 쟁점 문구를 사용하고 있지 않고, OECD 모델 조약과도 내용이 다르므로, 주식 보유 기간 계산 시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이 아니라 '배당 지급일'을 기준으로 하도록 한·일 조세조약을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아무쪼록 대상 판결이 명백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중간배당 등과 관련하여, 양국의조세조약의 보완 또는 개정 작업을 통해 납세자와 외국투자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제공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18두 5440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