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채권 상환 창구 차단…7월 9일 디폴트 가능성

미국 재무부가 러시아의 채권 이자 등을 지급받기 위해 예외적으로 열어두었던 러시아 금융거래 창구를 결국 차단했다. 이에 따라 7월 9일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졌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미 재무부가 24일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중 채권 지급에 한해 제공했던 예외 조치를 25일부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금융 제재를 시행하면서도 미국인의 러시아 국채 투자자에 대한 이자와 원금 지급을 위한 거래는 5월 25일까지 예외로 뒀다. 러시아는 해당 조치 덕분에 계속해서 달러로 이자를 갚으며 달러 표시 채권 디폴트를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 폐쇄로 러시아의 디폴트 가시화는 한 달 정도 남았다. 러시아는 다음 달 23일과 24일까지 각각 2억3500만 달러, 1억5900만 달러의 채권 이자를 갚아야 한다. 23일 만기 채권의 유예기간은 30일, 24일 만기 채권은 15일이다. 따라서 이르면 7월 9일부터 러시아 채권의 디폴트가 일어날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루블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으며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다면 1917년 공산 혁명 이후 처음이 된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국제 채권 시장에서 발을 뺐으나, 디폴트가 실제로 일어나게 된다면 채권 상환과 법적 소송을 마무리 짓기 전까지 국제 채권 시장에 다시 들어갈 수 없다.

아리엘 코헨 대서양위원회 유라시아 센터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에너지 판매로 미국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채권 보유자들에게 돈을 지불할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있으나 러시아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