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세심사위원 제척·회피 제도 운영 부정적"
◆…감사원이 최근 내놓은 '국세불복제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에서는 국세심사위원 제척·회피 제도의 운영이 부적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사진 국세청)
국세청 산하 국세심사위원회의 운영을 두고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국세기본법(시행령 제53조)에 민간전문가(세무·회계사 등)인 국세심사위원을 회의에서 제외하는 사유(심사청구 대리인, 심사청구인의 업무에 관여 등)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범위에 해당하는 위원을 회의 참석대상에서 걸러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석연치 않게도 해당 민간위원이 이해관계에 있던 사건에서 납세자(청구인)는 본인에게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냈다.
감사원은 지난 26일 내놓은 '국세불복제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통해 "국세심사위원 제척·회피 제도의 운영이 부정적"이라고 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국세심사위원의 제척·회피 의무위반 여부에 대해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세심사위원회에서 공정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될 땐, 위원 스스로 해당 안건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빠지거나 국세청이 해당 위원을 회의에서 빼야 한다. 국세청이 국세심사위원 제척·회피에 관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단 의미다.
심사위원 자질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심사위원 본인이 몸을 담고 있는 세무·회계법인에서 대리한 사건이 불복의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세청의 불복제도가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현재 국세청은 국세심사위원회를 두고 과세전적부심사청구, 이의신청, 심사청구 사건을 심의하고 있다. 억울한 세금을 부과 받은 납세자들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일종의 행정심판의 성격의 절차다.
문제는 국세청의 관리·감독 기능에 구멍이 뚫리면서 납세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심사위원이 실제 회의에 참석했다는데 있다. 감사원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결정된 불복청구 안건에 참여한 심사위원 4415명을 대상으로 제척·회피 여부를 점검했는데, 그 결과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이 심의에 참여했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A씨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회계법인이 대리를 맡은 과세전적부심청구(2018년 11월) 심의·의결에 참여했다. 해당 안건은 일부 채택 결정이 내려졌다. 감사원은 "이를 비롯해 심사위원 4명은 근무 중이거나 과거 근무했던 세무·회계법인이 대리한 5건의 불복청구에 대한 심사에서 제척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세청은 감사원의 지적(주의 통보)에 "공정한 국세심사위원회 운영을 위해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국세심사위원이 심의에 참여하지 않고 사전에 회피하도록 철저히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세청은 내부시스템(소득신고 자료 등)으로 심사위원이 제척 사유에 해당되는지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