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기본예탁금, 소액투자전용계좌 폐지
개인투자 확대→신규·이전상장 증가→시장 활성화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 통해 기관투자 유도
◆…코넥스 시장. 코넥스 홈페이지 캡처
30일부터 소액투자자도 중소기업 특화시장인 ‘코넥스(KONEX)’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코넥스 문턱이 낮아짐에 따라 혁신기업에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춤했던 코넥스시장이 활기를 되찾아 ‘예비 코스닥기업 육성’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지 주목된다.
2013년 개설된 코넥스시장은 코스닥 직상장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육성해 자금조달이나 코스닥 이전상장을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총 81개 코넥스기업이 코스닥으로 옮겨갔다. 복잡한 상장절차 대신에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과 지정자문인(증권사)의 상장적격성 심사만으로 코넥스에 상장할 수 있다.
27일 현재 코넥스 대장주는 SK시그넷(3136억원)으로 6.32% 비중을 차지한다. 뒤이어 원텍(2969억원), 선바이오(2576억원), 듀켐바이오(2005억원), 탑선(1663억원)이 125개 상장기업 가운데 시총 상위 5개사다.
코넥스시장의 시가총액은 27일 기준 4조9590억원, 거래대금은 33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각각 4.0%, 55.9% 감소했다. 코넥스시장의 사상 최고 시가총액은 7조1000억원(2019년 3월), 거래대금은 286억원(2021년 4월)이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코넥스시장 규정을 통해 이달 30일부터 기본예탁금 규제(3000만원)와 소액투자전용계좌 제도(1사 1계좌)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같은 규제가 코넥스시장 거래 부진 및 유동성 부족을 불러왔다는 시장의 평가를 고려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투자자 불편 해소 차원에서 증권사 거래시스템도 개편된다. 코넥스 거래가 제공되지 않던 일부 증권사 HTS·MTS에서도 검색·매매가 가능해진다.
코넥스 기업에 대한 투자정보도 확대된다. 현재 코넥스 홈페이지에는 시황, 거래동향 등 통계자료와 함께 70개 기업에 대한 기업분석 리포트가 게시돼 있다. 포털사이트와의 협의도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코넥스기업의 각종 투자지표와 재무정보,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는 코넥스시장에서 성장 유망기업의 초기 단계에 투자함으로써 고수익 창출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른 시장보다 증권거래세율(0.1%) 부담이 적고 소액주주의 경우 양도세가 면제된다는 장점도 있다.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 상장지원 통해 시장 활성화
유동성 부족 문제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만큼 코넥스시장은 기관·외국인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4월말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83.5%)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기타법인(8.7%), 기관(7.5%), 외국인(0.3%) 순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관의 경우 시가총액, 유동성 등 내부 요건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게 돼 있는데 코넥스기업은 규모가 작다 보니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한국성장금융을 주축으로 1000억원 규모의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해 기관의 투자 마중물 역할을 유도할 방침이다. 투자한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면 이를 매도하고 신규 기업에 재투자하는 식이다. 한국성장금융은 1차(500억원) 펀드의 위탁운용사를 6월중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코넥스 신규상장과 코스닥 이전상장도 코넥스시장의 주된 과제다. 코스닥 직상장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은 지난해 7곳, 올 들어 1곳에 그쳤다. 지난해 코스닥으로 옮겨간 기업은 13곳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3월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이후 상장을 신청할 수 있고, 이후 지정자문인이 기업을 실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최근 코넥스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만큼 하반기엔 신규상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코넥스 상장추진비용을 50% 지원하고, 지정자문인 공시대리기간을 1년으로 단축해 수수료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거래소는 코넥스기업이 지정자문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공시역량을 강화하도록 코넥스협회에 공시 전문인력을 보강하고 코넥스기업 대상 공시체계컨설팅, 공시 실무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지정자문인도 공시대리기간 단축을 환영하는 모양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이 공시 일정이나 방법에 미숙한 경우 지정자문인에 일일이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함으로써 지정자문인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코스닥 예비상장기업이 코넥스를 경유하도록 유도하고자 코넥스→코스닥 신속 이전상장제도도 손봤다. 현행 제도의 재무요건을 일부 완화하는 동시에 재무요건 없이 시가총액 및 유동성 평가로 이전상장이 가능한 경로를 신설했다.
이달 말부터는 이전상장 컨설팅을 통해 16개사의 코스닥 상장심사 준비를 돕는다. 거래소는 작년부터 코넥스기업이 내부회계관리제도 및 공시체계를 구축하도록 1:1 맞춤 컨설팅을 제공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