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美 총기참사 보며' 총기 소유·거래 전면금지 추진

캐나다가 개인의 총기 소유와 매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이 법안에 따르면 탄창 용량이 제한되고 총기 모양의 장난감 판매도 금지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총기 사건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조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국경 남쪽(미국)의 경우를 보면서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해당 법안이 발효되는 날부터는 캐나다에서 권총을 매매나 양도, 수입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포츠나 사냥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총이 필요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살해된 사건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권총 동결은 가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마르코 멘디치노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이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신속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규제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현재 캐나다는 이미 미국보다 강한 총기 규제를 시행 중이다. 캐나다는 2년 전 노바스코샤주 포르타피크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후 AR-15 소총을 포함한 1500종의 무기들에 대해 국내 판매와 사용을 금지했다. 캐나다 정부는 앞서 민간에 유통된 권총을 거둬들이고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하는 새 법안 C-21은 스토킹과 가정폭력 등의 범죄 이력을 가진 이들의 총기 소지 면허를 박탈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 총기 밀수업자와 밀매업자에게 더 엄격한 형량을 부과하도록 하며, 총기 범죄를 막기 위해 도청과 같은 새로운 수단을 법 집행기관에 제공한다.

캐나다 정부는 장총을 한번에 5발 이상 쏠 수 없도록 영구 변경하고, 대용량 탄창의 판매와 양수도 금지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잇단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총기 규제 움직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취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이제까지 취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그러나 공격무기 규제와 총기 판매에 대한 신원 조회 강화는 대통령 소관이 아니라 의회가 이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총기 규제 반대론을 펼치고 있는) 공화당과 협상한 적이 없어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