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피해 구제, 금감원에 '채무자대리인' 신청하세요

지난해 피해자 1200명, 5611건 구제…신청자·신청건수 급증

# A씨는 작년 11월 인터넷 대출카페를 통해 알게 된 채권자(성명불상자)로부터 1주일 후 40만원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20만원을 빌렸다. 정해진 기간 내에 원리금을 전액 변제하지 못할 경우 연장비용으로 20만원을 입금하는 조건이었다. A씨는 1차례 20만원을 지급하고 연장한 후 12월에 40만원을 상환했다. 그러나 채권자는 정해진 기간이 도과했으니 40만원은 연장비용이라며 남은 원리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협박을 했다. 이에 A씨는 금융감독원을 통해 ‘채무자대리인’ 선임을 신청했다. 선임된 채무자대리인은 채권자에게 연락해 불법추심행위의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법정이자를 초과하여 지급받은 금액에 대하여 부당이득금을 반환토록 권유했다. 이를 받아들인 채권자가 채무자와 합의한 금액을 반환하는 것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이같은 유형의 고금리·불법채권추심 피해(우려)자 1200명이 5611건의 채무자대리인 무료지원을 신청하고 이 중 4841건에 대해 지원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전년(신청자 632명, 채무건수 1429건) 대비 신청자는 89.9%, 채무건수는 292.7% 증가한 실적이고 1인당 신청 채무 건수는 2.26건에서 4.68건으로 증가한 것이다.

신청자 중 다중채무자는 549명(45.7%)으로 전년(198명, 31.3%) 대비 14.4%p 늘었다. 특히 6건 이상 다중채무자가 242명(20.2%)으로 전년(50명, 7.9%)보다 12.3%p 늘었으며 최대 93건의 채무를 보유한 사례도 있었다.

유형별로는 미등록 대부업자 관련 신청 건수가 5484건으로 전체의 97.7%를 차지했으며 최고금리 초과와 불법채권추심 피해구제를 함께 신청한 건(5509건)도 98.2%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455명(37.9%)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34.7%) 대비 전체 신청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20대의 신청 비중도 2020년 23.1%에서 지난해 30.4%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채무자대리인 등 신청건 중 지원대상 해당여부 등을 검토해 4841건에 대해 채무자대리인 선임 등의 지원을 실시했다.

전체 지원 건 중 4747건(98.1%)은 공단 소속변호사가 채무자 대리인으로서 채권자의 불법·과도한 추심행위에 대응했고 30건의 무료 소송대리(최고금리 초과이자 반환소송 등), 64건의 소송전 구조(화해 등) 지원에 착수해 침해당한 채무자의 권리를 구제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20년 1월 28일부터 미등록·등록 대부업자의 불법추심피해(우려)가 있거나 법정 최고금리 초과대출을 받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채무자 대리인 무료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피해자는 금감원 홈페이지나 불법사금융신고센터,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을 통해 신청하면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채무자대리 및 소송 등을 무료로 지원한다.

채무자대리는 채무자가 불법채권추심에 고통받지 않도록 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채무자를 대신해 채권자(대부업자)에 의한 채권추심행위에 대응하며 소송대리는 최고금리 초과대출, 불법추심 등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반환청구·손해배상·채무부존재확인 소송, 개인회생·파산 등을 대리해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