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공천 혁신, 이준석 측근 분당을 배치, 혁신도 정도도 아냐"
정미경 "분당을 지역 지원, 조강특위 심사·면접 후 합격, 이게 전부"
이준석 "정진석, 더 나은 사람있으면 당 조강특위에 제시하면 돼"
李 성상납 의혹 징계엔 "주장만으로 윤리위 심사대상?... 범위 벗어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지난 2021년 9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정미경 최고위원과 대화하며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8일 자신이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직에 내정된 사실을 두고 친윤 좌장인 정진석 의원이 '당협 쇼핑'이라며 비판한 것과 관련해 "왜 주목이 되고 공격받아야 되는 일인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만약 이준석 대표가 저를 측근이라고 해서 챙기려고 했으면 지난번 서초 (당협위원장 공모)에 지원했을 때 저를 당협위원장으로 시켜주고 공천도 줘서 국회의원 만들어줬어야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현재 지도부 최고위원들 중에서 유일하게 지역구가 없다"며 "당협위원장이 공석이 된 지역은 당내에서 공모를 한다. 지난번 제가 서초를 지원했는데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에서 면접도 보고 심사도 다 해서 그때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당을 지역의 현역이 재선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다. 그 지역은 김 의원이 열심히 닦아놨을 것이라 다음번에 만만히 보면 안 된다"며 "전략적으로 탈환해야 하는 지역이라 제가 분당을 지역에 지원했다. 이번엔 합격시켜준 것이고 이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미경 최고위원은 수원의 지역구 조정으로 지역구가 없어 서초 등에도 지원한 바가 있다"며 "그때 저는 경선을 하도록 두었다. 예전 당대표들처럼 확실하게 밀어줄거면 그때 찍어내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에도 성남 분당에 지원해서 조강특위에서 경쟁 이후 선임되어 통과된 상태"라며 "(정진석)부의장이 정 최고위원과 경쟁한 다른 사람 중에 더 나은 사람이 있고, 그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의견을 조강특위에 제시하면 된다. 정 최고위원이 지원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도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진석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 묻는 이들이 많았다"며 "이 대표를 탓하자는 게 아니라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당의 취약점, 어디에 말하기 어려운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 봤다"며 "수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와 피를 토하듯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횡포가 적지 않았다.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고도 지적했다.
또 전날(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이 대표를 겨냥, "공천혁신을 한다면서 측근인 정미경 최고위원을 분당을에 배치하는 것은 혁신도 정도(正道)도 아니고 공정과 상식에도 어긋난다"며 "분당을 같은 최고 승률의 지역은 정치 신진 기예들의 등용문으로 활용하거나 그 지역에 깊은 연고가 있는 사람들이 출마해야 한다"고 말해 '당협 쇼핑'의 구체적인 사례로 공개 거론하며 작심 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정 최고의원은 이에 "우리는 정권교체를 했지만 사실은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게 아닌 절반의 승리다. 왜냐하면 검수완박 법안 때 보듯 국회는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2년 후 국회 다수당이 돼야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할 수가 있다"며 "2년 후 총선에서 반드시 이기려면 지금부터 혁신위원회를 띄워 공천 문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 이준석 대표가 꿈꾸는 당. 꿈꾸는 나라는 그런 사천이 없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진석 의원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사실 정치를 하면서 우리가 언제부터 그렇게 어른이 돼서 가르치려고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 지점이 꼰대 의식을 버려야 하는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보수 정당이 나아갈 길은 젊은이들의 패기와 열정 그 독특함을 가지고. 경험과 노련미가 완숙해진 선배들과 협치가 돼서 이 보수 정당이 아름답게 나가야 된다"면서 "거기에서 제일 중요한 건 꼰대 의식을 버려야 된다. 그게 혁신의 첫 출발점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당 윤리위가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 관련 징계 절차에 들어간 것에 대해선 정 최고위원은 "비위 사건이라는 게 드러났을 때 윤리위에서 심사하는 것인데 사실 드러난 게 하나도 없다"며 "주장만 있고 확인된 게 하나도 없는데 그것을 낙인찍듯이 '성상납'이라고 말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만 주장만 가지고 과연 윤리위에서 심사 대상이 되는 건지 (의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나온 게 하나도 없다"며 "과연 윤리위가 어떤 다른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그것에 대한 후폭풍은 우리 당으로서는 엄청나게 어렵고 힘든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선 윤리위의 범위에 벗어나는 것이라고 본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이 대표를 감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