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겨냥? 이인영 "이낙연·정세균계 해산했다고 하니 여타 모임들도 발맞춰야"

"문제는 분파지상주의·종파주의다, 즉 배타성·폐쇄성"

"분파주의나 극단적 팬덤을 넘기 위해서는 상대를 존중해야"

"고통스럽더라도 가치 중심으로 평가의 강 건너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낙연계 모임, 정세균계 모임이 해산했다고 하니, 여타의 모임들도 그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망에 앞서서, 모든 모임을 패권과 결별하고 가치중심으로 재편하자"고 주장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86그룹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는 분파지상주의고 종파주의다, 즉 배타성과 폐쇄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옳은 가치를 추구하고 맞는 것은 개방적으로 수용해야 하는데, 숨은 저의부터 의심하고 모든 걸 자파의 이익과 패권을 위해 해석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문제"라면서 "분파주의나 극단적 팬덤을 넘기 위해서는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솔직한 마음은 여러 그룹이나 연구모임이 청산보다는 개조해서 새로운 활동방향을 정립하는 것도 무방하다는 생각"이라며 "사실 분파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고 연구모임도 당연히 좋은 것이다. 팬덤도 직접민주주의로의 긍정성이나 기득권 매체의 한계를 돌파하는 역동성에서 장점이 많다"고 적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분파주의'와 '팬덤 정치'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친명'(친이재명)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상임고문 측 지지자들이 '수박'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집중적으로 비난한 사례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수박'은 이 상임고문을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의미다. 지방선거 패배 후 당내에서는 이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일부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책임론' 등을 주장한 친문계 의원 등을 향해 '수박'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문자 폭탄' 등의 공세에 시달리던 의원들은 이 상임고문 지지자의 이 같은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필요하면 한 여름에 국민이 원하는 시원한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했고, 윤영찬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박들 다 죽어라'와 같은 내용을 담은 문서들이 지방선거 기간 내내 팩스로 날아들어 복합기가 고장 나 문서를 출력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인영 의원은 "팬덤정치는 자신의 시간과 돈을 자발적으로 열정적으로 사용하는 순수성이 있다"며 "그런데 자기가 좋아하는 정치인의 가치를 추구할 때 팬덤정치는 더 멋있어지고 한층 성숙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말은 당연히 자유로워야 하지만 정도껏 해야 한다"면서 "혐오와 저주의 주문은 너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의원은 "저는 민평련 소속이고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이라며 "김근태 의장님과 함께했고 운동권 출신인 제가 민족민주정치, 진보정치를 항한 당연한 선택이었고 저는 정파 활동이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대중의 시각에서 계파라면 계파"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돈과 권력, 특히 공천권을 무기로 특정집단의 이익과 패권을 추구한 계파활동과는 다르려 했지만 똑같아 보였을 수 있다"고 말해 비판 이전에 '자아 성찰'을 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