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국가부채비율과 국가신용등급간 관계분석'
우리나라 국가부채에 대한 제동장치가 없다면, 앞으로 10년 뒤에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을 때는 경제성장률은 0.58%포인트 낮아질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국가부채비율이 내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18%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6일 내놓은 '국가부채비율과 국가신용등급 및 성장률간 관계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국가부채비율 1%p 상승시…국가신용점수 0.05점 하락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2014년∼2019년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자료를 이용해 국가부채비율(D2기준)과 경제성장률, 1인당 국내총생산(GDP), 물가상승률(GDP 디플레이터)이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국가부채비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국가신용등급 점수(무디스 기준)는 0.049∼0.051점 낮아진다.
내년부터 우리나라 국가부채비율이 IMF 전망(연 2.81%)대로 늘어난다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하는 국가부채비율 임계치는 68.6%∼69.5%이라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2032년과 2033년에 국가부채비율이 68.7%와 70.6%가 된다. 이 시기까지 국가부채 제동장치가 없다면 국가신용등급(무디스 기준)이 한 단계 강등될 수 있다. 현재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강등시 Aa3).
국가신용등급 한 단계 강등,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까
우리나라 국가부채비율(D2기준)이 임계치에 도달해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무디스 기준, Aa2→Aa3)된다면 경제성장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경연의 분석에선 경제성장률이 0.58%포인트(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기간은 2000년부터 2021년까지로,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외생변수로는 국가신용등급점수 증가율(무디스)·상품 및 서비스 수출증가율·전년 일반회계 본예산증가율·전년도 인플레이션율을 이용했다고 한다.
성장률 하락치를 2021년 실질 GDP(1910조7000억원)에 기초해 금액으로 환산하면, 11조10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가부채비율이 증가해서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했을 땐, 매년 실질기준 11조원에 이르는 GDP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확대와 사회보장성 급여 강화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개연성이 높다는 게 한경연의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이미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의 급증을 국가신용등급 압박 요인으로 언급한 바 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가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GDP를 증가시키고, 국가부채를 제어해야 한다"라며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노동개혁, 반기업 정서 완화 등으로 기업의 경영활력을 높이는 한편, 엄격한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