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자보호 강화’ 세미나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불공정거래 제재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형사제재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제기됐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7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주식시장 투자자보호 강화’ 세미나에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해 제재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공정거래란 시장의 가격형성기능을 왜곡하거나 정보비대칭을 이용한 거래를 말한다. 3대 불공정거래 유형으로는 시세조종, 부정거래, 미공개정보이용이 있다.
발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불공정행위에 의한 부당이득은 1조120억원에 달한다.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된 안건 수는 매년 100건 안팎이다.
현행 제도는 징역, 벌금, 몰수·추징 등 형벌 위주로 규정됐다. 시장질서 교란행위의 경우 과징금이 부과되지만 제재실적은 7건에 불과해 3대 불공정거래 유형(144건)에 비해 미미하다.
안 교수는 “형사처벌 위주의 제재는 동일한 조사·수사절차가 중복되고 제재 확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며 “시세조종, 미공개정보이용, 부정거래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형사처벌 위주의 제재는 엄격한 입증 책임으로 기소율이 낮고 제재 절차가 장기간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외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해 시장에 신속한 시그널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의 실효성 확보 방안으로는 합동조사 또는 협의체 활용을 예시로 들었다. 안 교수는 “조사 주체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지만 내부적으로 회계, 공시 등 부서로 구분돼 있다”며 “불공정거래 행위가 교묘하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만큼 공동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안 교수는 행정제재 수단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불법행위가 진행 중이거나 재산은닉 우려가 있는 경우 증권거래, 계좌개설을 제한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김광일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대응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불공정거래 대응조직이 유기적 협력관계를 통해 법죄행위를 신속 처리하도록 하겠다”며 “불공정거래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효율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