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7억 각서', '김·장 만남' 한참 후에 작성됐다"
"증거인멸교사 성립불가... 장 이사가 내게 먼저 연락"
"녹취 때문에 검·경으로부터 수사받은 적 전혀 없다"
쟁점은 '각서'와 '성상납 부인 사실관계확인서'의 관계
'성상납'한 김성진 측 "각서·사실확인서 작성날짜 동일"
'첫 만남'은 12/27일 밤~28일 새벽... 각서·확인서는 1/10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17일 오후 보수 유튜브채널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펜앤드마이크TV'의 정규재 고문과 인터뷰했다. [사진=펜앤드마이크TV 영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자신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의 핵심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성상납 의전 담당자'라는 '장 이사'에게 보낸 것은 맞지만, 김 정무실장이 작성한 '7억원 투자각서'와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상납 당사자'라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에 따르면, 김 정무실장이 작성한 소위 '7억 각서'와 장 이사가 작성한 '성상납 부인 사실확인서'의 날짜가 지난 '1월 10일'로 동일하다. '7억 각서'가 '사실확인서'와의 맞교환을 위해 작성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지난 1월 10일 자로 작성한 대전 L피부과에 대한 '7억 원 투자각서. 김 정무실장은 지난 13일 KBC라디오에서 장모씨(이하 '장 이사)'와 만난 사실과 '7억 원 투자각서' 작성 사실을 인정하면서 "지인들을 (투자자로) 소개해 주겠다는 취지"였을 뿐 인멸할 증거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독자 제공]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유튜브채널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저는 (성상납 의혹이 처음 방송된 지난해 12월 27일 밤) 김 정무실장한테 '(장 이사가 있는 대전에) 가서 얘기를 들어보라'는 얘기 외에 한 게 없다"며 "(김 정무실장이) 각서라는 걸 썼다고 하는데 그건 시점(만남)으로부터 한참 뒤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각서와 관련해 "저도 김 정무실장한테 들은 게 있는데 얘기를 다 하면 또 상대가 '반대논리'를 어떻게든 만들어올 테니까 제가 지금 복잡하게 얘기는 안 하겠다. 이 뒷부분(7억각서 작성 사실) 같은 경우에는 저는 완전히 모르고 있었던 얘기"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증거인멸 교사를) 제가 했다면 제가 (장 이사를) 회유해야 했을 것 아닌가. 그런데 그 시작이 거꾸로다. (폭로 방송이) 끝나고 저는 방송한 줄도 모르고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장 이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건 다 제 휴대전화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쪽(장 이사)에서 '방송내용이 틀리니까 그런 것들은 틀리다고 얘기해 주겠다'는 식으로 연락이 왔다. 대선기간이라 제가 직접 만나러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우리 정무실장이 내려가서 만나도록 하겠다고 해서 만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장 이사가) 무슨 녹취를 했다는 건데 사실 지금 굉장히 무슨 여러 가지 사실을 섞어서 시간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혼돈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7억 각서'의 투자대상인 대전 L피부과 원장을 "알고 봤더니 옛날에 국민의당이랑 대한애국당인가 우리공화당인가에서 출마도 하신 분이고 굳이 말하자면 굉장히 제가 봤을 땐 위험한 분"이라며 "그런 분한테 그런 걸 써준다는 거 자체가 저는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2013년 8월 20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오른쪽), 그리고 김 대표가 이 대표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당시 EBS 부사장(가운데)이 함께 찍은 사진. [사진=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 제공]
이 대표는 '성상납에서 상납이라는 말이 잘못된 것이냐, 성(性)이라는 말이 잘못된 것이냐'는 진행자에게 "둘 다 잘못됐다"면서 '녹취의 실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 시절에 '창조경제기업 1호'로 선정됐다는 아이카이스트라는 한 회사의 김성진 대표와 장 이사와의 대화들이 나와서 지금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경찰에 제출될 수는 있겠으나 처음 얘기한 것처럼 무슨 과거에 (내가) 검찰로 인해서 이걸로 수사받았다든지 이런 것들은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참고인 신분)에게 보낸 수사접견 요청서. [사진=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 제공]
한편, 김성진 대표 측 김소연 변호사는 전날 김 대표를 서울구치소에서 접견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 대표가 언론을 통해 한 '자신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5월 19일까지 김성진 대표(참고인 신분)에게 4차례나 수사접견을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이 대표의 고발사건 사실관계가 언론을 통해 공개돼 있고 국민적 관심이나 김 대표의 참고인 지위 등을 감안해 조속한 수사접견을 바란다는 내용의 접견요청 서면을 김 대표에게 보내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2013년 성상납과 '배나사(이 대표가 운영하던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물품제공이 이 대표의 일방적 요청에 이뤄졌다"며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본인에게 요청한 수많은 접대 등에 대해서도 낱낱이 밝히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성상납 부분과 관련해 채권소멸시효가 도과되기 전에 이 대표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것이며, 이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해 사실관계를 밝힐 예정"이라면서 "법률대리인인 저 김소연을 대동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출석, 증언할 용의가 있음을 재차 밝혔다"고 했다.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 중인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지난 4월 1일 자필로 작성한 입장문. [사진=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캡처]
앞서 김 대표는 지난 4월 1일 "두 사람(김모씨와 '장 이사')의 주장에 대해서, 해당 사건의 경험자로서, 반박할 사실관계는 발견하기 어려웠다"며 '성상납' 의혹의 제보자인 김모씨와 장 이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입장문을 자필로 작성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입장문에서 "검찰이 당시 이 대표를 소환 및 조사하지 아니한 것은, 상관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본인(김 대표)이 철저히 입을 다물고 검찰에 묵비권 행사하며 혼자서 모두 감당했기 때문"이라며 "검찰이 이 대표에 관해서도 추궁 시도한 것은 명백한 사실로서, 다만, 박 대통령님께 조금이라도 더 이상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플리바게닝 제안에도 불구, 오로지 묵비하며 약 6년간 조용히 지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지방검찰청 김형록 부부장 검사(현 대검찰청 수사지휘지원과장)가 작성했던 수사기록 중 피해자의 투자지출내역. [사진=대전지방법원 증거서류(사건번호 2017고합212) 352쪽 캡처]
앞서 이 대표는 '성상납 의혹'이 보도됐던 지난해 12월 27일 밤 장 이사와의 통화에서 "그럼 쟤네(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말하는 것 중에 쟤네가 뒷받침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는 게 뭐뭐뭐예요?" "쟤네가 녹취 이런 거 이야기하는 건 어떤 거예요?"라며 "장 사장님, 그러면 제가 지금... 어디 계세요, 지금" "대전에 사람 하나만 보내면 혹시 만나 볼 수 있으세요" "장사장님, 그러면 내일 제가 사람을 한 명을 대전에 보낼게요. 아침에" "좀 만나주시고, 상황 좀 그 저희가 파악 할 수 있도록"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는 또 "수사기록은 뭐라는 거예요? 수사기록? 수사기록? 대전지검 어쩌고 하는 거"라고 묻는 이 대표에게 "'성접대'라는 단어 자체가 없어요" "'리베라 호텔'도 아니고. 그거를 '날짜'도 틀려요. 그거는 지금 걔네들이 다른 거 들어서 하는 거니까 고소하세요"라고 말했다.
김 정무실장은 같은 날인 27일 늦은 밤 장 이사와의 통화에서 "대전으로 출발했습니다. 아마 대전까지 가면 2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은데, 가면 좀 뵐 수 있을까요?" "여기 유성인가? 유성으로 가고 있는데 혹시 주소 좀 주시면..."이라고 하자, 장 이사는 "'유성관광호텔'을 찍으세요"라고 했다. 김 정무실장은 만남 직후인 28일 새벽 장 이사와의 통화에서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 대표가 운영하던 교육봉사단체)'에다 그거 한 거 있잖아요. 그걸 어떻게, 어떻게 해야 되나요? 그걸"이라고 묻자, 장 이사는 "그 날짜에 맞춰 가지고 돈 돌려준 걸로 써가지고 가져오시면 되죠"라고 답했다. 김 정무실장이 "아, 그냥 영수증을 우리가 하나 써 가지고 있으라고요?" "그렇게 해서 드려야 됩니까. 저희가 갖고 있어야 됩니까?"라고 묻자, 장 이사는 "두 장을 해서 갖고 있어야죠. 각각"이라고 답했고 김 정무실장은 "그러면 오늘 지금 쓸 걸 그랬네" "(1300만 원을) 그러면 돌려준 걸로?"라고 했다.
◆…대전고등법원 판결문(2017노424) 중 범죄일람표 17. 13번에 해당하는 내용은 당시 대전지방검찰청 김형록 부부장 검사(현 대검찰청 수사지휘지원과장)가 작성했던 증거서류 중 하나인 투자지출내역 38번에 해당하는 내역으로 대전고등법원에 의해 증거로 인정됐다. [사진=대전고등법원 판결문 83쪽 캡처]
이 대표의 변호인인 김연기 변호사는 지난 1월 12일 장 이사와의 통화에서 "일단 '사실확인서(지난 1월 10일 자)' 이렇게 써 주셨으니까 나중에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조사를 가시게 되면은 그전에 저랑 상의하시고, 그 최대한 유리하게 하는 게 좋잖아요?"라고 했다. 장 이사는 "증거가 있어요? 아니면 같이 잔 애가 있어요? 마담이 있어요? 장부가 있어요? 그건 제가 다 갖고 있어요. 그건 다 내가 뺏어서 갖고 있다고요 다"라며 "증거자료는 내가 지금 다 갖고 왔어요. CCTV든 뭐든 이런 거 다 있는 거는"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는 지난 3월 11일 김연기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서울경찰청) 반부패부에서 오라고 하는데 가서 질의를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라고 물으며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수도 있잖아요" "성... 저기 그거를... 알선했다고"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2월 2일 '창조경제 1호 기업'인 아이카이스트를 방문했다. 오른쪽이 김성진 전 아이카이스트 대표. [사진=아이카이스트 홈페이지 캡처]
한편,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 대해 대전지방검찰청 김형록 부부장 검사(현 대검찰청 수사지휘지원과장)가 작성한 수사기록(대전지방법원 증거서류(사건번호 2017고합212)) ▲대전지방법원, 대전고등법원판결과 재판기록(대전고등법원 판결문(2017노424)) ▲성상납 의전 담당자였음을 주장하는 김모씨의 음성녹음 파일 ▲또 다른 성상납 의전 담당자라고 주장하는 장모씨와 이 대표의 통화녹음 파일 ▲장모씨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통화녹음 파일 ▲'성상납 부인 사실확인서'와의 맞교환을 위해 김 정무실장이 작성한 의혹이 있는 대전 L피부과 '7억 투자유치 각서'(김 정무실장은 각서는 당대표와 무관하다고 주장함) ▲김성진 대표의 자필편지 ▲장모씨와 이 대표의 변호인 김연기 변호사의 통화녹음 파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김성진 대표(참고인 신분)에게 보낸 수사접견 요청서 등이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