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돈 안갚는 헤지펀드 3AC에 '채무불이행' 강수
디지털자산 대부업체 블록파이, FTX에 구제금융 받아
"암호화폐 시장에 전염효과 발생, 환상 버려야"
◆…사진=보이저 디지털 웹사이트 캡처
디지털자산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탈(3AC)이 6억6600만달러를 대출받은 뒤 갚지 않자 보이저 디지털(Voyager digital)이 '채무불이행' 카드를 꺼내들었다.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이저 디지털이 3AC에 오는 27일까지 비트코인 1만5250개와 USD코인 3억5000만달러를 상환할 것을 요청했으며, 만약 이를 어길 시 채무불이행을 통보할 예정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이저는 3AC에 오는 24일까지 2500만달러의 USD 코인(USDC)를 먼저 갚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나머지 잔금은 다가오는 27일까지 완납할 것을 통보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3AC는 지난 2월 테라폼랩스의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10억달러를 조달할 때 리드 투자자로 참여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데다 암호화폐 급락장에서 4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청산을 당해 최근 투자자와 대출 기관을 위한 솔루션 마련을 위해 법률 및 재정고문을 고용했다.
카일 데이비스 쓰리애로우캐피탈 설립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LFG에 투자했던 2억달러가 테라 붕괴 당시 모두 증발했다면서 그래도 루나 때까지는 어떻게 견뎠는데 최근 암호화폐 급락장은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딜런 르클레어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3AC 사태가 업계의 줄도산(Daisy chain of defaults)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딜런 르클레어 트위터
마켓워치는 디지털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FTX로부터 2억5000만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 13일 전직원 850명 중 20%를 해고한 바 있다.
바벨 파이낸스의 경우 지난주 예금인출 중단을 선언한 이후 일부 부채 상환을 유예받은 상태다. 앞서 6월 초 출금을 정지시킨 바 있는 바벨의 경쟁업체 셀시우스는 현재 유동성을 완화하는 한편, 운영을 안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런스는 이번 사태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이 전통 금융 시장을 괴롭혀왔던 전염효과(Contagion Effect)에 면역이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면서 암호화폐 예찬론자들은 업계가 탈중앙화(decentralized)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소수의 주요 투자자와 플랫폼이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대기업 하나가 흔들리면 고통이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며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블록체인 거래가 공개돼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한다는 점일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개당 1만9989달러로 4.18% 급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 기준 가격은 3.29% 내린 2608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나스닥은 0.15% 하락한 1만1053.0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전날보다 0.13% 내림세를 보였다.
공포·탐욕 지수는 얼터너티브 기준 11점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