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합의 이행 전제 조건으로 법사위원장 국힘에 양보"

더불어민주당이 합의 이행 전제 조건으로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여당인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작년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고 밝히고 "그 대신 국민의힘도 양당 간 지난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그 동안 여야는 체계·자구 심사권을 갖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한달 가까이 국회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법사위 양보'로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지만 사개특위 구성에 국민의힘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합의 이행'에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조정 문제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들은 법사위를 국민의힘이 맡되 체계·자구 심사를 하지 못하도록 했었는데 여야 공히 지키지 않아 제대로 법안 개정이 안 됐다"며 "국민의힘이 어떤 입장을 갖고 오는지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관련해서는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를 할 테니 양당 간 지난 합의 이행을 약속해달라고 말하지 않았나. 거기에 그런 내용이 담겨있다고 보면 된다"며 국민의힘의 사개특위 명단 제출이 협상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했다.

법사위원장 양보로 당내 반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국민의힘이 지금까지도 원 구성 협상을 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차기 총선까지 민주당의 발목잡기 프레임을 짜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먼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겠다. 이것이 정치권이 해야할 도리"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는 전직 원내대표들의 약속이지만 (법사위를 넘기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며 "월요일(27일) 오전까지 답을 기다리겠다"고 국민의힘에 공을 넘겼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를 양보한 게 아니다. 그건 이미 약속했던 것"이라며 "또 어떤 요구 조건이 있을지 추가적인 조건을 보고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미 검수완박 관련 사법개혁특위 문제는 국민들로부터 거부당한 사안"이라며 "만약 사개특위를 동의한다면 검수완박 법안 자체에 동의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합의를 이행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송언석·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을 갖고 원 구성 협상 전제 조건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