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총리는 이 날 재경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칼 아이칸측의 KT&G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물론 공격을 당하는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 그와 같은 M&A시도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알맞은 제도와 규제를 만드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물론 이 같은 종류의 M&A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정치적으로 좀 더 국수주의적이기를 바라지만 정부는 미래에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이 어떻게 튼실한 대기업을 키울 수 있었냐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특정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 해당 분야가 성장했는데 나중에 보니 단점과 한계가 발견됐다"면서 "외환위기 때는 대기업의 3분의 2가 주인이 바뀌거나 도산했는데 이는 다른 방향으로의 변화가 시작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기술은 있지만 재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반시장적이거나 반경쟁적 행동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정부는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기업들이 좀 더 강력한 경쟁에 내몰리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며 "이는 결국 중소기업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부총리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관련 "1998년 자동차 시장 개방 이후 정부는 별다른 보호조치나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일본과 미국간 분쟁으로 대미수출시 이득을 봤고, 적은 비용으로 공격적으로 경영을 한 게 주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기술(IT)산업 경기가 하강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위험요소들은 항상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 날 간담회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과정 학생 40여명이 참석, 한국경제 현황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부총리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자 학생 대표로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딸인 김현지씨가 부총리에게 하버드 경영대학원 시계를 선물했으며 부총리는 학생들에게 도금된 백제 왕관장식을 선물로 줬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