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농협·신한 등 자금수급 동향 감독 강화
국내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예금은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채권발행을 대폭 늘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3년 후 은행채 만기도래 시점에 금리가 크게 상승할 경우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 은행 경영이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 자금조달·운용 동향을 보면 지난 3월말 현재 은행권 예수금은 62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6조원 줄었다.
이는 은행에 예치돼 있던 시중의 여유자금이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 등으로 대거 이동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반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은행채 발행잔액은 총 1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조8000억원이나 늘어나는 등 지난해 4/4분기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지난 1/4분기 기업은행의 은행채 발행 규모가 3조1000억원이나 늘어났으며, 국민은행이 2조9000억원, 농협이 1조6000억원, 신한은행이 1조원이나 증가했다.
농협과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어 금융감독당국이 이들 은행을 중삼으로 자금수급 동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은행채 발행 규모는 크지만 예수금은 적은데 반해 은행채 발행규모는 큰 구조를 유지해 왔었고,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2조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권 대출은 지난 1/4분기 703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조원 늘어나는 등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박대동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은 "최근 은행채 발행 급증현상이 은행의 수익성이나 자금조달구조에 단기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자금조달을 은행채에 크게 의존할 경우 예수금 비중이 축소돼 은행의 안정적인 영업기반 확보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특히 "은행채 상환시점에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자금조달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발행할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채 발행 확대가 경영악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자금수급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