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레메싱게 총리 사임 의사 밝혀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를 점거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국가 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대통령이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9일(현지시간) 외신과 스리랑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 인근과 거리에서 수천명의 시민이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 등은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시위대가 관저로 몰려들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TV 뉴스 채널과 소셜미디어(SNS) 영상 등을 살펴보면 시위대 수백명이 군경 방어망을 뚫고 대통령 관저를 급습해 국기를 들고 환호성을 지르거나 관저 내 수영장에 뛰어드는 모습도 보였다.
◆…군경이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현재 군병력은 허공에 총을 쏘며 시위대의 접근을 막고 있으며 최루탄을 발사해 진압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정당 대표는 긴급 회의를 열고 대통령과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으며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이날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해 사임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스리랑카는 대통령 중심제를 기본으로 총리도 내정에 상당한 권한을 갖는 의원내각제 요소가 가미한 체제를 운용 중이다.
현지 경찰은 전날 밤 9시 콜롬보 등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이날 오전 8시에 해제했다.당국은 주요 정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군경 수만명을 동원해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올해 초부터 민생고를 견디지 못한 시민들이 곳곳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고타바야 대통령은 야권 출신 위크레메싱게 전 총리를 신임 총리로 임명했지만 여전히 경제난이 해소되지 않아 민생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4월 '일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스리랑카는 국제통화기금(IMF)와 구제금융을 조율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