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30분 속초항. 속초항과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오고 가는 1만3000톤급의 거대한 '백두산 관광선' 뉴동춘호가 들어오자 항만에 파견된 속초세관 직원 10명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배 안에서의 검역절차가 진행됐다. 온도 투시기를 이용해 신체에 이상이 있는 여행자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179명의 승객 모두에게 바이러스 등에 감염이 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이후 1등실 승객부터 차례로 하선했다.
| 검역이 실시되는 동안 세관 직원들은 러시아를 출발해 17시간이라는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보따리상, 백두산 관광객, 러시아 상인 등에 대해 밀수조사를 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승객들은 법무부의 입국절차를 밟은 후 가지고 온 짐을 X-RAY 투시기로 검색할 수 있도록 옆에 내려놓고, 금괴 등 밀수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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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항에서의 세관 검색은 철저하게 진행됐다. 문형탐지기를 통과한 이후에도 세관 검사직원이 승객이 옷 속에 넣어둔 담배·지갑 등을 꺼내도록 해 비아그라 등 고가의 제품을 숨겼는지도 샅샅이 뒤졌다.
밀수품을 숨긴 사실이 발견되면 검색대 바로 옆에 있는 조사실로 자리를 옮겨 승객이 가지고 온 기탁화물 등도 자세히 검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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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AY 검색대 뒤에서는 40대 조선족 남성이 허용된 수준보다 많은 전통편이라는 진통제 219정을 가지고 들어와 세관의 정밀 검색을 받고 있었다. 이 남성은 진통제뿐만 아니라 던힐 6보루, 에세 1보루, 양주 1병 등을 가지고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세관은 진통제등을 압류, 러시아로 다시 나갈 때 가지고 가도록 조치했다. |
오전 11시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면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한 쪽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X-RAY검색을 마친 자신의 기탁화물을 찾기 위해 몰려든 보따리상이었다. 뉴동춘호의 기탁화물은 농산물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 비슷한 물품이 많기 때문에 이들간의 싸움도 잦다.
| 중국 등지에서 가지고 올 수 있는 농산물은 총 50Kg으로 제한돼 있다.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세관에 압류해 썩은 것은 버리고 정상적인 것은 판매해 국고로 귀속시키게 된다. 배가 도착한 지 한시간 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초항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아직 세관 직원들은 숨을 돌릴 수 없다. 화물 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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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품 검사 담당직원들은 먼지와 냄새 등으로 인해 여름에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 하는 데다 하루 6시간이나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서서 검사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보따리상의 욕설, 시비, 검사방해, 소란행위 등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초세관 직원들은 백두산 관광선이 목요일과 일요일, 일주일이 두 차례 속초항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휴일을 반납한 채 24시간 근무태세를 갖추고 있다.
◆연간 30만 금강산 육로 관광객 위해 세관 직원들 '고성'에 고립(?)
오후 2시.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사천리 민간인통제구역 내에 있는 '동해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에도 속초세관 직원 7명이 파견 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금강산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통관을 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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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출입사무소는 금강산에서 27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위에 아무런 편의시설도 없어 세관직원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관 직원들은 하루 종일 금강산 관광객을 환한 웃음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
고성세관을 통해 북한으로 가거나, 금강산 여행을 마치고 남한으로 돌아오는 여행객이 하루 3000여명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의 업무량은 만만치 않다.
오후 2시50분. 현대아산 버스 19대가 2박3일간 금강산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여행객 463명을 싣고 고성세관에 도착했다.
이 버스는 현대아산 측이 금강산 관광을 위해 북측에 제공한 전용버스로 북측 운전기사는 버스에 탑승한 채 여행객들만 내려주고 북으로 돌아간다.
금강산 관광을 마친 여행자들은 양손에 북한산 들쭉술 등 현지에서 구입한 특산물을 들고 환한 얼굴로 들어왔다.
이들 여행객들은 차례로 줄을 서 보건복지부의 검역심사와 법무부의 입경(남한으로 들어오는)심사를 받은 후 문형탐지기와 X-RAY 검색기 등을 통해 세관검사를 받는 등 간단한 절차를 밟고 집으로 향했다.
오후 4시경 575명의 관광객이 금강산으로 2박3일간 관광을 떠나기 위해 고성세관에 도착했다. 대부분 기업체 등 단체 관광객인 이들은 단체복을 맞춰 입고 있었으며, 설렘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세관직원들은 여행객에 대해 10배율 이상의 쌍안경·망원경, 160미리 이상의 망원렌즈가 달린 사진기, 24배줌 이상의 줌렌즈가 달린 비디오카메라, 핸드폰, 동고선이 표시된 지도, 북한관련 서적, 남한 신문 등 북한으로 가지고 갈 수 없는 물품에 대한 단속을 중심으로 통관심사를 하고 있었다.
이는 반입이 금지된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를 사용할 경우 북측에서 벌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이런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출경(북한으로 가는) 절차를 밟은 후 조금 전 관광객을 싣고 온 버스에 탑승, 북한으로 떠나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이들이 북한으로 떠나는 시각인 오후 4시20분. 당일 관광과 1박2일 관광 등을 마친 여행객 559명과 자재 등 화물 수송차량 35대가 한꺼번에 도착해 고성세관은 북새통을 이뤘다.
화물수송차량의 경우 세관직원 1명당 차량 1대를 맡아 일대일로 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세관직원 3명은 여행객을, 4명은 차량통관을 실시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고성에서 근무하고 있는 속초세관 조사심사과 김중수 계장은 "금강산 관광은 지난 2004년 1월 이후 완전히 중단됐기 때문에 육로관광만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2002년 9만여명, 2003년 9만여명에 그쳤던 금강산 관광객이 육로관광이 활성화된 이후인 지난 2004년 29만4294명, 지난해 30만 784명으로 급격히 늘어 휴일도 없이 입·출경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해·공이 공존하는 유일한 곳 '속초세관'
강원도 속초시 교동에 위치한 속초세관은 지난 2000년 4월 28일 백두산관광선인 동춘페리호 취항에 따라 여행자 휴대품 통관업무를 위해 동해세관에서 10여명의 직원이 파견, 근무로 시작됐으며 올해 1월 정원 36명 규모의 정식 세관으로 승격됐다.
속초세관은 금강산 관광·백두산 관광 등 육로와 항만을 이용한 북방교역의 전진기지로서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등 강원도 영동북부지역 3개 시·군을 관할하고 있다.
특히 관내에 속초항, 금강산 육로 관광 통로인 동해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 양양국제공항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육·해·공이 공존하는 세관이다.
속초세관 수입통관은 주로 백두산 관광선을 이용한 국내 기업의 중국현지 공장 생산제품인 의류, 합판 등과 중국·러시아산 북어포·대게 등 농수산물, 목제품 등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선박이 왕래할 수 있는 남한 내 7개항에 포함되고, 북한과의 최단거리인 이점에 따라 북한산 조개류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수출은 식료품·의류 등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 들어 러시아로의 중고자동차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중고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985대였으며, 올해 들어 지난 4월말까지 중고자동차 151대를 속초항을 통해 수출했다.
지난해 속초항을 통한 수입실적은 3902만6000달러, 수출실적은 299만36000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37.8%, 79.6%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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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행 속초세관장은 "직원 40여명의 적은 규모이지만 연간 30만명에 달하는 금강산 여행객, 백두산 관광객 3만여명의 통관을 책임지는 세관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속초항 여객터미널 내에 흡연부스를 설치해 쾌적한 터미널 환경을 조성하는 등 휴대품 통관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