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 '지정학의 힘' 소개 "尹정부 인사들 읽어보라"

문재인 정부 당시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탈북어민 북송 사건'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이른바 '안보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남북평화를 주제로 한 책을 언급해 주목을 끈다.

문 전 대통령은 15일 페이스북에서 '지정학의 힘'이라는 제목의 책을 언급하며 "'지정학의 힘'은 현 정부 인사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전했다.

저자인 김동기 변호사는 책에서 '한반도가 냉철하게 최선의 이익이 무엇인가를 인식하고, 그 이익을 위해 남북한이 평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정학은 강대국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지정학적 위치는 우리에게 숙명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지정학을 더 이상 '덫'이 아니라 '힘'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상상력과 전략적 사고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다"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가 '탈북어민 북송 사건'을 두고 여권에서 터져 나온 '안보농단' 등의 비판을 염두에 둔 메시지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대통령실은 '탈북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국제법‧헌법을 위반한 반인도적·반인륜적 범죄행위로,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밝혔으며,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정치 권력을 위해 인간의 생명을 이용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 등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권의 공세를 정국 전환을 위한 '신북풍', '안보몰이' 등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박하는 상황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불리한 여론지형을 바꾸기 위해 신색깔론, 신북풍으로 여론몰이 하는 노력은 많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이며 독배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16명의 무고한 양민을 무참히 살해한 흉악범을 북측에 범죄인으로 인도했다고 하여 이를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로 규정한 이 정부의 여론몰이가 도를 넘었다"며 "국민은 자기의 이웃집에 16명의 인명을 살상한 흉악범이 살도록 허용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정권 초기에 보이는 권력기관 장악과 무리한 북풍 여론몰이, 이것이 어떻게 지금의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대책이 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달 문 전 대통령은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쓴 '짱깨주의의 탄생'이라는 책도 추천하며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미국의 대중 강경노선에 동조하는 듯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