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섭 노동부 차관 "공권력 투입 관련된 문제는 불법 점거 농성 때문"
"불법 점거 농성 해결되면 훨씬 더 밀도 있고 심도 있는 협상 될 수 있어"
강인석 부지회장 "전근대적 수단? 하청 노동자들이 겪어왔던 차별에 비하면 수위 낮아"
"조선소는 '생지옥'... 尹, 저희야말로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장기 파업 중인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소속 조합원이 지난 19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소속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지회)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선박 건조장에서 점거 농성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내비쳐 논란이 일은 가운데,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20일 "점거 농성이나 옥새 농성을 하는 것은 아주 전근대적인 파업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하청지회 측 강인석 부지회장은 "하청 노동자들이 겪어왔던 서러움이나 차별에 비하면 수위가 낮다"고 맞섰다.
권 차관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하청지회의 점거 농성을 두고 "여러 가지 대화와 타협 또 협상을 통해서 해결할 수는 없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점거 농성 자체가 지금 진행되는 협상이나 여러 가지 것을 또 방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일단 여러 가지 안전 문제도 있고 하기 때문에 그런 점거 농성 자체는 풀고 협상과 대화를 통해서 조금 더 진지하게 (협상) 하면 훨씬 더 합리적이고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방송 캡처.
권 차관은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법 점거 농성이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만 해결이 되면 사실은 협상이 훨씬 더 밀도 있고 심도 있게 될 수 있는 상황이라 그 부분을 계속 지도하고 있다"며 "불법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 1차적인 정부의 요청이었고 나머지 교섭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행자가 '정부 입장은 평화적으로 중간에 서서 경찰력 투입은 자제하고 협상을 최대한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켜본다는 것이냐'고 묻자 권 차관은 "지금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협상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공권력 투입이나 다른 문제는 결국 불법 점거 농성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조금 더 조기에 해제 요청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뒤이어 같은 방송에 출연한 강인석 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전근대적인 투쟁 방법, 극렬하다는 표현을 썼는데 마음이 굉장히 안 좋다"면서 "이런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것에 원인에 대해선 전혀 이야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런 (원인 같은) 것에 정부가 중심에 두고 살펴봐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투쟁 방법에만 국한해서 '전근대적이다. 극렬하다'해서는 전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방송 캡처.
이에 진행자가 '이렇게 싸울 수밖에 없는 조건, 이제까지 조건은 어땠는지' 묻자 강 부지회장은 "우리 조선소를 표현하는 말 중에 '생지옥'이란 표현이 있다"며 "하청 노동자들이 그동안의 임금 차별, 고용 차별, 인간 차별 등에서 많은 차별들을 현장에서 받고 있고 노동 강도도 심해 조선 하청 노동자뿐만 아니라 조선소에 일하는 노동자들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산업재해로 죽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여름에는 철판 온도가 40도, 50도 심지어는 용접하시는 분들은 1,000도 용접하는 용접기를 들고 작업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속에서 일을 한다"며 "이렇게 일을 하는 데 비해 우리 노동자들의 처우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낮기 때문에 사람이 실제 정상적으로 노동하기는 쉽지 않은 곳이라서 저희가 생지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40여 일째 독(건조 작업장)을 점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그는 '만약 공권력이 투입되면 어떤 사태가 일어나리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엔 "요즘 많은 분들이 제2의 용산참사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실제로 조선소의 지금 농성장은 고공이기도 하고 또 유최안 부지회장 같은 경우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만약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에는 불상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저희야말로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생각한다"며 "대우조선뿐만 아니라 지금 대형조선소 5개 조선소가 있긴 하지만 이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노동조건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하청 노동자들이 인내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폭발 직전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