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기후변화 위기 '비상상황' 규정...3조원 투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 위기를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할 행정 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예상됐던 '국가 비상 사태 선포'는 의회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불발됐다.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주(州) 서머싯에 위치한 옛 석탄화력발전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후변화는 미국과 세계에 위협이자 비상상황”이라며 기후예산 처리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기후 변화 위기에 맞서기 위한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23억 달러(약 3조176억 원) 규모의 연방재난관리청(FEMA) 자금을 투입해 기후변화 및 고온현상에 대처할 시설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만 인근 70만 에이커(약 2833㎢) 규모의 부지에는 풍력발전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기후변화 자문관인 지나 매카시는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이 추가 행정명령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기후 예산 처리가 또 다시 무산된 이후 민주당내 진보성향 의원들과 환경단체들이 요구해 온 '국가 비상사태 선포'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결국 선포가 아닌 '비상상황'으로 규정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주자 시절부터 기후변화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관련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당선 이후에도 대규모 예산 집행을 추진했다.

다만 현재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의원이 관련 예산법 처리를 공개 거부해 정책 추진이 어려워진 상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분하고 있는 미 상원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이 한 명이라도 이탈한다면 해당 법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