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에 과거 경제 모델을 적용 문제
코로나19, 가계의 소비패턴도 변화 원인
◆…세계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사진:로이터통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전망이 틀렸다는 점을 기고문을 통해 공식 인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인플레이션에 대해 나는 틀렸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앞서 지난해 3월 크루그먼 교수는 "2010~2011년 당시 ‘겁먹지 말라’는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라는 제목으로 NYT에 글을 기고했다.
◆…자료:뉴욕타임스(NYT) 기고문 제목 캡처
그는 기고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마련한 1조9000억 달러(약 2498조원) 규모의 부양책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인들은 정부 지원금을 곧바로 소비하는 것보다 저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지방 정부에 대한 지원금은 수년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시장이 일시적으로 과열되더라도 물가가 급격하게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의 경기부양이 불러올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2010~2011에 보았던 것처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의 예측과는 달리 미국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맞았다.
◆…자료:뉴욕타임스(NYT) 기고문 제목 캡처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기고문에서 코로나19라는 이례적 상황에 과거의 경제 모델을 대입한 것이 문제였다고도 인정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때 과거 경제 모델이 들어맞았기 때문에 지난해에도 과거 경제 모델을 적용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코로나19가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안전한 예측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글로벌 공급체인을 흔든 데다가 이민자의 감소와 조기퇴직 등으로 인한 노동의 감소가 경제의 생산까지 줄였다고 지적했으며
이어 "코로나19가 가계의 소비패턴도 변화시켰다"며 "감염에 대한 우려 탓에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상품 구매를 늘렸다"고 적었다.
이런 변화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폭으로 물가를 자극했다는 것이 크루그먼 교수의 분석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많은 경제전문가가 이미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거나, 꺾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NYT는 “NYT 기고가들이 공개적으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보여주는 모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