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소득세법에서 기타소득의 하나로 규정한 사례금은 사무처리 또는 역무의 제공 등과 관련하여 사례의 뜻으로 지급되는 금품을 의미하고,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금품 수수의 동기·목적, 상대방과의 관계,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화해권고결정은 법원이 직권으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하여 하는 결정으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경우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함과 동시에 위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유효하게 형성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사례금에 해당한다는 증명이 부족하다"라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미국 본사의 국내 영업소에서 해고당한 사람이다. 원고는 법원에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복직시까지의 임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 법원은 원고 패소판결을 했지만, 2심 법원은 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약 7.5억 원을 지급하되, 원고와 국내 영업소 사이에는 아무런 채권, 채무도 존재하지 않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포기한다는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쌍방이 이견을 제기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국내 영업소는 7.5억 원이 과세대상 소득이라고 주장하면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하겠다고 하였지만, 원고는 과세대상이 아니므로 전액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양 당사자간 다툼이 계속되자 국내 영업소는 지급하여야 할 돈을 공탁하였고, 원고는 대한민국(관할 세무서장)에게 공탁금 받을 권리를 확인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소송에서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돈이 소득세 과세대상인지가 문제되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에서 인정한 아래와 같은 사정에 덧붙여 화해권고결정은 새로운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므로, 이에 따라 지급되는 돈을 '사례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항소심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대하여 원고가 국내 영업소에 당초의 청구금액을 모두 지급하라는 요구를 고집하지 않고 그 중 일부를 양보하는 것이 '사무처리나 역무를 제공하는 등의 행위'라고 보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
② 국내 영업소는 1심에서 전부 승소하였는데, 1심에서 전부 승소한 국내 영업소가 항소심에서 소송의 '조기종결' 등에 대한 사례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흔한 경우는 아니라고 보인다.
③ 이 사건에서 국내 영업소가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금액은 7억 원이 넘는 거액이고, 게다가 단순 사례금이라면 천 원 단위까지 금액을 맞추지는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과 같이 이른바 '합의금' 내지 '분쟁해결금'과 관련하여 법원은 유사한 사실관계에서도 사례금 여부에 대한 판단을 달리하고 있어 개별·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해고무효소송에서 분쟁해결 목적으로 지급된 금원이라 하더라도 사례금으로 보기도 했고, 이 사건과 같이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지급된 것이면 사례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
대법원은 해고무효확인소송 등의 과정에서 받는 분쟁해결금의 성격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는 대신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과세관청이 사례금에 대한 증명을 다하지 못했다는 취지에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여전히 해고무효소송 등의 진행과정에서 원고가 받는 돈이 기타소득 중 사례금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다툼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원에서는 화해권고결정은 새로운 법률관계를 형성한다는 법적 성격을 중요한 고려요소로 판단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사건에서도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례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과세관청에서는 고마움의 대가라는 사례금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에 근거해 과세근거가 불명확하면 사례금으로 단정하고 과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과세관행에 어느정도 제동을 걸 수 있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다286390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