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계 태양광 모듈 제조 상류부문 중국 주도
전기요금이 저렴해 중국 기업 경쟁력 갖춰
한국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는 단 1곳
◆…중국 둔황의 한 태양열 농장에서 한 근로자가 태양열 패널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24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태양광 비용과 제조부문의 공급망 리스크' 보고서에서 "태양광 확대로 설비공급이 중요해졌지만 태양광 제조 상류부문을 중국이 주도하고 있어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은 발전설비에 발생하는 비용지수인 LCOE(균등화발전원가)기준 가장 저렴한 발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태양광 모듈이 대규모로 생산되면서 태양광의 가격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표:에너지경제연구원 제공
태양광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해 더욱 중요성이 커지면서 신규 보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IEA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매년 태양광 630GW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태양광 보급 확대로 설비공급이 중요해졌지만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실리콘계 태양광 모듈 제조 상류부문은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특정 지역에 공급망이 집중되면서 가치사슬을 따라 경쟁력을 갖춘 (중국기업) 상위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조일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폴리실리콘의 경우 생산 설비가 중국 신장자치구에 40% 가량 집중되어 있으며 잉곳 웨이퍼의 경우도 소수의 중국기업이 시장을 장악했다"며 "중국 기업이 경쟁력을 갖은 이유는 생산원가에 40%를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폴리실리콘 공장은 신장, 네이멍구자치구, 쓰촨, 칭하이 서부지역 등에 있는데 이들 지역은 석탄과 수력발전이 주요 발전원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하다. 또 중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적으로 전기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와 중국 폴리실리콘 공장 문제로 수요가 증가함에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했다.
조 연구위원은 "폴리실리콘과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상승했으나 모듈 비용은 상승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폴리실리콘이 모듈 원가의 30% 정도를 차지하지만 폴리실리콘 원가 상승은 모듈가격 상승에 반영되지 못했다"며 "태양광 제조 상류부문이 중국 소수 기업에 집중되어 가격 상승은 모듈 업체에 전가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태양광 가치사슬 전부문에 최고의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나 가격수준에서 중국 기업에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표:에너지경제연구원 제공
조 연구위원은 "2018년을 기점으로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가치사슬이 무너지고 현재는 국내 가치 사슬이 끊어졌다"며 "2021년 현재 국내 기업 중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는 OCI 정도"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태양광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국내 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실리콘계 공급망 다변화는 국내 기업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장기적으로 탠덤, 페로브스카이트 등의 차세대 태양광 발전기술로의 전환을 통해 실리콘계열을 벗어나는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유무기 화합물로 태양전지를 생산해 기존 실리콘계와는 가치사슬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경제성과 효율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