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벨기에 브뤼셸에서 열린 EU 에너지 장관 긴급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오는 8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각국의 지난 5년 평균 소비량과 비교해 가스 수요를 15% 줄이는 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EU 이사회는 이것이 에너지 공급을 무기로 삼고 있는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비해 겨울을 앞두고 가스를 절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EU 이사회는 각 회원국의 특별한 상황을 반영하고 가스 수요 감축이 역내 공급 안보 강화에 효과가 있도록 하기 위해 의무적 감축 목표 완화를 요청하거나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일부 상황도 명시했다.
이에 따라 EU 이사회는 공급 안보에 대한 '연합 경보'를 발동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가스 수요 감축은 의무화된다고 부연했다.
EU 이사회는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공격과 관련한 기존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 조치를 내년 1월 31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합의안은 감축 의무 적용 시기와 대상국에 상당한 예외를 뒀다.
먼저 당장은 15% 가스 소비 감축이 의무사항이 아니며 가스 공급 완전 중단에 가까운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이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한 다른 회원국 가스망과 연결돼 있지 않은 EU 회원국은 의무 가스 감축에서 면제되고, 유럽 전기 시스템과 동기화돼 있지 않은 전력망을 지니고 전기 생산에서 가스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도 전기 공급 위기를 피하기 위해 면제를 받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EU는 완전한 가스 공급 차질이라는 푸틴의 위협을 제압하기 위한 결정적인 조처"라며 "우리는 이제 하나의 연합으로서 유럽 차원의 에너지 안보를 다룰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긴급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은 "유럽 사회가 러시아의 가스 감축에 직면하고도 여전히 결속하고 있음을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여주는 합의"라며 "푸틴 당신은 우릴 분열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U는 전체 천연가스 수입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에 대한 대가로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제한했다. 이에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을 임의로 조절하는 등 에너지를 무기로 삼으며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에 대응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가 발트해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 1'을 통한 공급량을 평소의 40%까지 줄였다가 가스관 보수를 이유로 열흘간 공급을 돌연 중단했다. 그러다 지난 22일 '40% 공급'을 재개했고, 3일 만에 공급량을 다시 기존의 20%로 줄이겠다고 통보해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