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자료가 부족해 종합소득세를 추계로 신고했기 때문에 공사원가명세서 등을 제출하지 못한 중소건설업자는 건설업자로 봐야할까, 아니면 제시한 증빙서류만으로는 건물을 직접 시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부동산공급업자로 봐야할까.
현행 세법에선 중소기업을 전제할 때 '주거용 건물을 직접 건설'하는 경우는 건설업자로 봐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을 해주지만, 다른 건설업체에 의뢰해 주거용 건물을 건설할 땐 '부동산공급업'으로 봐 세액감면혜택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국세청이 종소세를 추계신고한 중소건설업자에 대해 직접건설 증거부족을 이유로 부동산공급업자에 해당한다고 몰아세워 세액감면을 배제했지만, 국세심판원이 부동산공급업자로 볼만한 증거도 없다며 국세청 결정을 뒤집은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국세심판원은 8일 "최근 A씨가 '아파트를 직접 건설해 분양한 사실이 세금계산서, 거래명세표, 영수증 등에 의해 확인돼 건설업인 주택신축판매업에 해당되는 데도, 국세청이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에서 배제한 것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 심리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2년 6월 건축허가를 받아 아파트 19세대를 건설, 2003년 1월 사용승인 및 준공검사를 받아 총 23억5200여만원에 분양했다.
A씨는 이듬해 5월 2003년 귀속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하면서 기준경비율에 의한 추계로 분양가액을 총수입금액으로 신고하는 한편, 소득금액 3억1600여만원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감면액을 1990만2691원(산출세액의 20％)으로 신고했다.
국세청은 지난 1월 A씨가 기준경비율에 의해 추계로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서 공사원가명세서가 없고, 제시한 증빙서류만으로는 아파트를 직접 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동산공급업으로 봐 세액감면을 배제하고 종소세 2312만원을 결정고지 했던 것.
심판원은 이에 대해 "지난 2002년 하반기 동안 A씨는 레미콘 구입과 관련해 8매의 세금계산서를 받았으며, 간이영수증 590매와 입금표 29매, 거래명세표 23매의 내역이 철물, 건축자재, 중기사용료, 전기자재 등 건설활동에 필요한 자재 등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골재(자갈)대금과 급료, 판넬임대료, 철근대금 및 철근노임, 목수노임, 싱크대 및 신발장 공사대금, 타일자재 및 인건비, 미장노임, 설비공사노임, 페인트공사비 등을 지출하고 받은 개인영수증도 117매나 된다는 것이 심판원 설명이다.
심판원은 또 "A씨는 종합소득세 신고시 소득금액을 계산할 필요장부 등이 미비해 기준경비율에 의해 추계신고를 해서 공사원가명세서 등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2002년 6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아파트 건설 외 다른 건설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심판원은 특히 "A씨가 아파트를 건설ㆍ분양하면서 다른 건설업체에 도급을 준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A씨가 보관한 영수증 등 증빙서류에 건축자재 및 공사비 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자료는 신빙성이 있다"고 국세청을 꼬집었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여러 가지 증빙서류에 비춰 A씨가 아파트를 직접 건설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A씨의 아파트 건설ㆍ분양은 주거용 건물 건설업에 해당하므로 국세청이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감면을 배제한 처분은 잘못"이라고 결정(국심2006중930, 2006.05.26)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