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유통방식 더 교묘해 졌을 수도"
가짜양주 신고에 대한 포상금제도 시행 이후 국세청에 접수된 가짜양주 신고 및 적발 사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포상금제도가 시행된 2004년 이후 신고 건수는 2004년 127건에서 2005년 30건으로 크게 줄었으며 2006년 6월 현재까지는 7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포상금이 지급된 제조자적발건수는 3건(2004년 1건, 2005년 2건)에 불과했으며 판매유통적발건수는 5건(2004년 5건)밖에 없었다.
따라서 포상금으로 지급된 금액은 제조자적발 1500만원(3건), 판매적발 500만원(5건)으로 2년 6개월간 총 2000만원 뿐.
포상금제도가 무색할 정도의 적은 적발사례는 가짜양주 유통이 줄어들었음과 동시에 적발의 어려움을 시사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수법이 발달해 적발이 어려울 수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적발이 되려면 주질 분석이 가능한 실물자료나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대부분의 신고가 어제 먹은 술이 가짜인 것 같다는 심증만으로 접수가 되고 있어 적발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또한 "실명으로 신고접수가 돼야만 신고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되는데 상당수의 제보가 주변인에 대한 고발이거나, 조직폭력과의 연계성이 높아 실명신고를 꺼리기 때문에 접수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에서는 또 신고건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 "이전에는 제조장을 중심으로 가짜양주가 많이 제조됐었지만 최근에는 업주들이 개별적으로 취객을 상대로 값싼 양주를 섞는다든지, 빈 병에 채우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적발이 더 어려워진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세청을 통해 포상금을 직접 내걸었던 주류협회에서도 신고건수가 줄어든 것은 마찬가지.
대한주류공업협회와 한국주류수입협회에서도 올해 신고된 접수건수는 2건에 불과했다.
대한주류공업협회, 한국주류수입협회에서 접수되는 신고는 국세청으로 모두 이첩시키기 때문에 국세청의 통계자료가 거의 대부분의 신고건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한주류공업협회관계자는 "최근에는 신고 사례가 거의 없는 편"이라며 "가짜양주의 제조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범죄수법이 지능적으로 발달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짜양주는 확실히 줄었다?
단속당국인 경찰청에서도 가짜양주에 대한 최근 적발건수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 관계자는 "예전처럼 외국에서 가짜양주를 들여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서울에서도 강남일대에서 많이 적발 됐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사례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경찰청 수사계에서도 "가짜양주의 경우 일선 경찰서에서 적발하면 중요범죄로 구분돼, 서울청에 바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2005년 이후 그런 건수가 없다"고 말해 가짜양주 신고사례가 크게 줄었음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가짜양주가 없어졌다고 단언할 정도.
유흥음식업협회 부천지부 관계자는 "이제 가짜양주는 거의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다만 손님들에게 경각심을 일껴워 주기 위해 가짜 양주를 예방하는 문구의 현수막을 주점골목에 설치하는 등 계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정상적인 가격으로 영업을 하고도 사업이 어려워진 일부 업주들 사이에서 가짜양주를 팔수도 있을 것"이라며 "판다고 해도 우리가 규제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말해 아직도 암암리에 불법적인 양주판매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