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의전사고? 민주 "尹정부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의전 참사...세계적 망신"

오영환 "尹-펠로시 오후 전화 통화 예정에도 의전 참사를 뒷북 대응으로 덮을 수 있을지 의문"

하태경 "의전 파트너는 정부가 아니라 당연히 국회...김진표 국회의장 사과해야"

더불어민주당은 4일 미국 국가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전날 입국 당시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외교 결례가 의전 참사로 이어지며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했지만 공항에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가 매우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외교에서 의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부끄러운 참사"라고 질타했다.

오 대변인은 "대통령이 다각적인 외교적 판단으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실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여부에 대해서도 몇 차례에 걸쳐서 말을 번복했다. 펠로시 의장과의 면담 여부가 정말 심도 깊은 판단인지도 의문스러운 가운데 의전 결례까지 보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허둥지둥하며 오후에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지만 의전 참사를 뒷북 대응으로 덮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이 처음이라서 아마추어 외교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것 같지만 의전 참사를 지켜보는 국민은 답답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라도 의전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C-40C 전용기는 전날 밤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공개한 펠로시 의장 입국시 사진을 보면 공항에는 한국 국회나 여야 의원, 정부 인사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 측과 실무협의를 거쳐 공항에는 나가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언론에서 펠로시 의장 측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번 '무(無) 의전'이 사전 협의를 거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황이 파악되기 전까지 잡음이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공항 도착 시 한국 국회에서 아무도 의전을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한국 국회가 이토록 (펠로시 의장을) 냉대해도 괜찮은가"라고 지적하며 김진표 국회의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미 하원의장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기 때문에 의전 파트너는 정부가 아니라 당연히 국회다. 때문에 국회에서 방한 환영 의전팀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우리 국회의장이 미국에 도착했는데 미 의회에서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고 냉대를 한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큰 외교적 결례이고 대한민국 무시겠나"라며 "국회의장은 이 심각한 결례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를 찾아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김 의장과 펠로시 의장은 약 50여분간 양자 회담 이후 공동 언론발표를 진행했다. 한미 양국 의회는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의전 참사라는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최영범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 대한 영접은 국회가 하는 것이 의전상 관례"라고 밝혔다.

최 홍보수석은 이어 "국회 의전팀이 영접을 나가려 했는데, 펠로시 의장 측에서 늦은 시간에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는 것을 감안해 사양해서 우리 영접팀이 안 나갔다. 양국이 조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한 번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한과 관련해 한미 양국간 사전에 충분히 협의된 사안이라며 의전 참사라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최 수석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 국익을 위한 총체적인 결정이라며 "우리 정부는 미국 행정부의 외교적 결정을 당연히 존중하고, 한미 동맹관계를 최우선에 둔다는 입장은 분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