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뉴스다.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뉴스의 가치가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심판원은 정부기관이면서도 다른 어떤 정부기관들 보다 더 '친(親)납세자'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심판원이 내놓는 핵심통계인 '인용률(납세자 승소율)'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11일 심판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의 국세심판 인용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5월까지의 인용률은 30.1%, 지난해에는 41.9%였다.
심판원 인용률에 숨겨진 그리 놀랍지는 않은(?) 사실.
심판원의 인용률이 높다는 것은 결국 과세관청인 국세청의 세금부과 결정에 오류가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다시 말해 '부실과세'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인용률이 낮다면 그만큼 부실과세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좀 더 쉬운 예를 들어보자.
지난해 정기국회시 국세심판원 인용률 하락의 원인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세수부족을 메우기 위해 심판원이 일부러(?) 불복청구를 기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물론 심판원은 강하게 부인했지만.
이 같은 측면만 따져본다면 심판원 인용률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등락폭의 가변(可變)이 정해지게 되며 납세자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할 본연의 존재 목적을 상실한 셈이 된다. (심판원이)공개적으로 '욕'을 먹어도 할말이 없다.
하지만 심판원 인용률의 하락은 이런 논리보다 국세청의 부실과세가 줄어들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 국세청이 꼼꼼하게 과세처분을 한 것이고 법적 측면에서 납세자의 억울함은 (심정적 측면은 다를 수도 있지만)그 만큼 타당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판원의 기능이 있는 그대로의 법조문만 가지고 시시비비를 따지도록 되어 있다는 점만 감안할 때 이 같은 해석이 정답에 가깝다. 그러나 행정소송에서 심판원의 결정(기각)이 뒤집어 지는 경우(정부 패소율)가 많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게 된다.
이 처럼 심판원 인용률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상당히 복잡하고 민감하다. 따라서 단순한 등락폭 가변이 가져다 준 파장에 일희일비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지난해 특히 국세심판 인용률 하락의 원인을 두고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둥 뜻하지 않은(?) 갑론을박이 많았다. 그러나 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볼 때 심판원 인용률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아울러 행정소송에서의 정부 패소율도 낮아지는 것이 발전적이다. 그 이유는 그만큼 과세관청의 부실한 과세처분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며 납세자가 납득할 만한 조세행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