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린 지 며칠 됐다고…영국은행 "기준금리 더 올릴 것"

영국은행(BOE)이 며칠 전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물가를 잡기 위해서 더 올리겠다고 빠르게 목소리를 냈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BOE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이날 데이브 램스든 BOE 부총재는 물가상승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램스든 부총재는 "물가상승 영향이 임금과 기업의 가격 정책 계획에 반영되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재개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물가가 크게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영국에서 경기침체와 차입비용 증가가 일어나는 가운데, 10월 물가상승률이 13%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램스든 부총재는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은행 금리를 더 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지만 확실한 결정은 아직 내리지 못했다"며 "다가올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지표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BOE는 시장환경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도 "물가상승이 고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력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 금리가 최고점에 가까워졌냐는 로이터의 질문에 램스든 부총재는 영국 경제를 망친 코로나19와 물가를 40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많은 것이 변하고 있는 특별한 시기에 있다"며 "은행 금리가 어느 선에서 멈출지 예측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확실하며,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BOE는 금리인상과 더불어 다음 달부터 보유자산을 매각해 대규모 양적 완화를 끝마칠 계획이다.

로이터는 경제를 위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냐고 램스든 부총재에게 물었다.

그는 "경제 위험성을 볼 때 어느 순간에 금리를 빠르게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영국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스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BOE의 물가대책이 잘못됐다며 기관의 독립성을 손볼 필요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램스든 부총재는 1997년 BOE가 운영 독립성을 보장받은 뒤 25년 동안 영국 물가상승률이 평균 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한 트러스 장관의 비판이 일리가 있을 수 있으나 금리 설정에 관해 정치인에게 더 많은 발언권을 주는 것은 위험성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램스든 부총재는 "국제 상황을 둘러보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면서도 "독립성 자체를 손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