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자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제조업 육성
고품위 니켈 제품 생산과 가공 장려 목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소로와코 인근에서 트럭들이 생니켈 광석을 싣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주요 광물의 고부가가치화를 내세워 수출을 통제해온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니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각)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으로 니켈 수출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초부터 니켈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꾸준히 언급해왔다.
원자재 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조코위 대통령 취임 후 원자재 수출국 탈피 전략을 펼치면서 원광 수출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니켈 생산부터 정련, 이차전지 배터리, 완성차(전기차) 생산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중국 화유코발트 등 금속가공업체들이 저품위 니켈 제품을 생산한 뒤 이를 다시 해외로 수출하면서 수출세 문제가 촉발됐다.
이에 바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고품위(1등급) 니켈 제품의 국내 가공과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더 많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70% 미만 니켈 제품에 대해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량은 세계 1위, 보크사이트는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9400만t 니켈 매장량 가운데 약 2100만t이 인도네시아에 매장되어 있어 지난해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37%를 차지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통신
위도도 대통령은 올해 1월 "니켈 원광 수출 중단 이후 니켈 관련 제품 수출이 금액 기준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코발트, 리튬 등 전기차에 쓰이는 원자재가 풍부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거점으부상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에서 니켈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나아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산업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정제로 350억달러(46조5045억원)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기차 대중화를 기회로 전기차 기업에 부품 수입관세와 사치세를 면제해주는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위도도 대통령은 “수입과 일자리 기회를 늘리기 위해 국내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가 계획대로 올해 중에 관세 부과에 나선다면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러시아산 니켈 수입이 금지된 가운데 가격 폭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7년 톤당 1만달러(1328만원) 수준이었던 니켈 가격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공급 차질 우려로 톤당 한때 10만달러(1억3280만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출세 부과가 현실화 될 경우 현지 생산업체들이 생산품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공급난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