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 공안·사법당국에 경고"
"대낮테러에도 연락없는 통일부... 정부는 어디에 있나"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이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왼쪽) 폭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광복절 행사장에서 '쇠 파이프 테러'를 당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19일 "사건의 실체를 국민에게 밝히고 또 다른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강력히 조치해 주시라. 저도 이제부터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윤석열 정부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 공안·사법당국에 경고했다.
박 대표는 이날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아무 연락이 없다. 이상하다. 문재인 정부보다 더 못하다. 정부가 뭘 하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잘못됐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인권단체총연합'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에서 백주대낮에 쇠 파이프를 휘두르며 죽이겠다고 국민을 쳤는데 윤석열 정부는 일언반구도 대응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경찰마저 이 사건을 희석, 축소, 무마시킨다"며 종로경찰서장과 송파경찰서장을 향해 "제발 정신 차리시라. 나만 살겠다고 책임 회피하겠다고 내빼지 마시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10일 김여정의 '공갈협박(북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이후 경찰에 신변보호 강화를 요청했다. (무장경찰을) 여섯 명에서 두 명 늘려 여덟 명이 됐는데 그러면 뭐 하나. 사람이 쇠 파이프에 쓰러졌는데, 하늘에 대고 총 한 방 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저는 (신변보호가 아닌) '특별감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파경찰서장은) 신변보호에 완전히 실패한 경찰들을 다시 보낸다는데 이게 대한민국 경찰 맞는가" "종로경찰서장은 내가 입원한 날부터 '진단서를 떼서 보내라'고 한다" "원래 이런 사건은 (피의자를) 체포해서 경찰청 안보수사대에 맡긴다"며 "언론도 침묵하고 경찰은 경찰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내가 윤석열 대통령을 잘못 찍은 것 같다"고도 했다.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이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박상학 대표(가운데) 폭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지난 15일 광화문광장에서 광복절 집회 무대에 올라가다 몽둥이를 든 중년 남성에게 폭행당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선영 물망초 대표는 "탈북 인권운동가인 박상학 대표가 광복절 행사장('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8·15 일천만 국민대회') 연단에 오르는 과정에서 '이 모 씨'라고 알려진 중년 남성에 의해 테러를 당한 지 엿새째"라며 "(그 남자가 외친) '죽어라, 박상학 네 이놈' 하는 소리는 광복절 하늘에 메아리쳤다. 그 남자는 130cm나 되는 쇠 파이프를 박 대표에게 휘둘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이 모 씨의 이름도,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어떤 이력을 가진 사람인지도, 배후는 없는지도 알지 못한다"며 "국경일 대낮에 일어난 이 사건은 언론에 제대로 보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수사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경찰은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살해하거나 사람의 신체를 상해해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를 테러라고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에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며 정부를 향해 ▲"박상학 대표에 대한 테러 행위를 조속히 수사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강력히 처벌해 주시라" ▲"북한 인권법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 주시라" ▲"3만 3천 명의 탈북자들이 안전하게 인간의 존엄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물적 토대를 강화해 주시라"고 호소했다.
김석우 전 통일원(통일부) 차관은 "2000년대 초 박상학 대표가 국제 북한인권 캠페인을 할 때 테러 수준으로 목에 상해를 입는 과정을 직접 옆에서 본 일이 있다. 그 후에도 표현의 자유와 북한동포들의 알 권리를 위해 전단 보내기에 앞장선 박상학 대표는 김정은과 김여정의 눈엣가시"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을 비판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지난 4월 25일 북한이 평양에 100만 명 이상의 군중을 모아놓고 대규모 축제를 하면서 코로나19가 확산됐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 팬데믹의 책임은 박상학에게 있다'는 정보가 국가안전 보위부로부터 저에게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닌 게 아니라 북한 김여정이 '강원도에 떨어진 대북전단에 의해 코로나가 평양으로 옮겨왔다'고 대놓고 날조했다. 김정은과 김여정이 자행한 대규모 행사로 인한 수백만 북한 주민들의 희생 책임을 엉뚱하게 박상학 대표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북한 보위부가 연루된 '기획테러'라고 주장했다.
최정훈 남북통일당 대표는 "8월 15일 백주대낮에 쇠 파이프를 들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죽어라'라고 소리치며 달려드는 상황을 앞으로 더 지켜볼 수는 없다. 무조건 이 뒤에는 어떤 세력들이 있다.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중히 처벌하라"고 호소했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대표는 "이 테러는 대한민국에서 인권과 해방을 위해 힘차게 투쟁하고 있는 탈북민 북한인권단체들과 3만 4천여 명 탈북민들을 향한 대테러"라며 "이번에 막지 못한다면 다음 희생자는 또 다른 탈북민들이 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