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연구소, 정부 연도별 예산안 증감률 분석
"내년 예산안, 올해 예산안과 비교하지 않은 건 부적절"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내년 예산을 두고 '13년 만에 감축한다'는 발언한 부분에 대해, 나라살림연구소가 "13년 만에 처음 줄었다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사진 기획재정부)
윤석열 정부가 내년 예산 총지출을 전년보다 줄이는 '긴축예산' 편성하겠다는 방향성을 밝힌 가운데, 이러한 재정 운용을 두고 잡음이 나온다. 예산 규모에 대한 적정성을 떠나, '13년 만의 축소 예산'이라는 정부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축소재정을 운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문제 삼은 건 민간 연구단체인 나라살림연구소인데, 최근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른 '세수감소' 규모에 대해서도 잘못된 추계 방식이라고 저격한 바 있다.
22일 나라살림연구소가 '2009~2022년까지 연도별 예산안·본예산·최종예산 대비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했던 올해(2022년) 정부 예산안은 604조4000억원으로, 전년 최종예산(604조9000억원)과 비교해 5000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이 분석을 맡은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2023년) 본예산이 올해 최종예산 대비 13년 만에 축소라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본예산은 올해 추경을 포함한 규모보다 대폭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예산안을 올해 예산안이 아닌 본예산과 비교한 정부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올해 국회를 통과한 본예산은 607조7000억원으로 전년 최종예산과 비교해 늘었지만, 이는 국회가 합의를 통해 증액시킨 것이기에 정부의 책임으로 볼 여지는 낮다.
특히 현 정부의 긴축예산 주장을 두고 "문재인 정부 때 확장 일변도였던 재정운용 기조를 '건전성 강화'로 전환하려는 조치"라는 평가도 사실이 아니라는 목소리다.
이 연구위원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총수입과 총지출 증감률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의 2017년과 2018년에는 긴축재정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2017년·2018년의 총지출 증가율(전년대비)을 따져보면 각각 5.6%·6.8%로, 2개년(2017~2018년) 모두 총수입 증가율(7.2%·8.1%)보다 낮았다. 통합재정수지가 2017년 24조원 흑자, 2018년엔 31조2000억원 흑자를 기록한 부분도 긴축재정 운용에 근거로 들었다.
◆…(자료 나라살림연구소)
나라살림연구소가 현 정부를 저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내놓은 '정부의 세제개편안 분석' 자료에서 "정확한 세수감소 규모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감세 정책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분석결과에선 세수감소 규모를 향후 5년(2023~2027년)간 60조2000억원으로 봤다. 정부는 세수효과를 마이너스(-) 13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나라살림연구소는 이를 두고 '경제적 실질에 맞지 않은 계산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긴축재정을 하던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확장재정을 했는데, 윤석열 정부도 2022년까지는 확장재정을 하다가 코로나19 일시적 지출을 줄이면서 2023년부터 긴축재정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정정책은 지나치게 정파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일관되지 않은 기준으로 정파적 이해 관계에 따라 이전 정부와 비교를 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고 했다.
